윤약국 키오스크 2년 그리고 현재

일년에 한번씩 시도별로 약학관련 학술제가 개최된다고 한다. 이 모임의 성격은 새로운 약학정보의 교류와 강의가 주된 내용이라고 한다. 반면 약사들은 일년에 8점 이상의 점수를 획득해야한다고한다. 이 기준에 대해서는, 또 이러한 제도에 대해서는 일반인들이, 당연 나도 깊게 알 필요 없는 부분이다. 단지 이 학술제에 출석하면 6점을 획득한다고 한다.

오후쯤 되었을까? 아내에게 연락이 왔다. JVM이라는 회사에서도 키오스크가 나왔다더라, 우리약국에서 사용하는 키오스크를 제작한 업체에서도 학술제에 홍보부스를 꾸몄다며 사진 몇장을 보내줬다.

키오스크 도입 2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다시 키오스크를 언급한다. 근 2년동안 시간이 날때마다 약국에서 키오스크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글도 기고한적 있고, 개국을 앞두고 방문하시는 약사님들도 유심히 보고가셨지만, 생각외로 키오스크 도입이 약국사회에서 더디기만 한것 같다. 통계적 수치를 들었으나, 업체마다 민감한 얘기일수 있기에, 그냥 더디다로 갈음한다.

우선 개발사와 키오스크 사용 주체의 약사간의 갭이 존재함을 느낄수 있다. 문제는 그러한 갭이 결론적으로 키오스크 도입을 가로 막는다고 생각한다.

약사가 원하는 키오스크의 기능에 대한 서베이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체로 개발사의 아이디어에 착안되어 탄생한 제품이 현재 우리 약국에 있는 키오스크이다. 물론 새로운 도전을 통해 시장을 만들었다는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평가받아야한다. 하지만 이후에 약국에서 발생하는 각가지 에피소드에 귀귀울였어야함에, 키오스크 개발 1호 회사라는 자만심에 빠져 있는것인지 의심을 하게 되는 대목이다.

아내가 JVM의 키오스크를 보면서, 약사 추천하는 품목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키오스크 개발 혹은 개선을 위해 직접적으로 찾아와서 물어봤던 업체들에게는 가감없이 솔직히 말했다. 약국은 약사의 권위에 기대어 제품 구매로 이어진다고, 키오스크에서 타이레놀이나, 게보린 같은 지명품목(상담이 요하지 않고, 경험적으로 구매자 스스로가 필요에 의해서 사는 아이템)을 키오스크에 올릴리 없을터이고, 결재를 하더라도 카드밖에 안받는 키오스크에, 행여 처방전 입력을 위한 대기 환자라도 있으면 그 상황이 어떻게 될까?

개발자들은 키오스크 화면안에 다양한 기능을 넣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었고, 약사는 기본만이라도 충실했으면 하는 바램이 서로 충돌하였고, 이로 인해 키오스크 도입에 약국사회가 소극적으로 반응하지 않나라고 생각을 했다.

키오스크에 현금 결재가 불가능하다.

결론적으로 개발비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개발사들의 입장일것이다. 또 카드 결재의 경우 직간접적으로 카드 밴사를 운영하면서, 카드 결재의 일정부분의 수수료를 챙길수 있는 카드결재만 가능하게끔 개발되어 있다. 현금 결재 기능이 있다한들, 개발자 자신들에게 그 어떠한 혜택이 돌아오지 않기에 말이다. 현금 결재의 경우 키오스크에서 처방전을 리딩했다 하더라도, 다시 카운터에서 수납을 받아줘야한다. 결국 반쪽짜리 서비스로 인식되어버리기에, 굳이 키오스크를 설치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에 빠질수 밖에 없다.

약사의 업무를 줄여주는가?

키오스크가 사람을 대체할수 있을까?라는 질문들을 자주 듣게 된다. 시장의 반응으로 그 대답을 대신하려 한다. 약사와 직원은 환자와 주변 환경에 대해 집중할수 있도록 시스템이 돕지는 못한다. 단 가능성에 대해서는 열어 놓는다. 현금 수납 기능이 없는 키오스크에, 현금 수납자를 위해 직원을 둘 수 밖에 없다면,굳이 자리를 차지하고 이용료를 내야하는 키오스크 설치할 필요가 있을까? 이중 부담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키오스크를 홍보할때, 1인 약국을 많이 부각시키는데, 1인 약국은 대체로 처방손님이 그리 많지 않다. 많지도 않은 손님을 굳이 키오스크로 유인할 필요가 있을까? 현금으로 계산하겠다고 하면 그 자리를 비우지 못하고 계산대 앞에 서있어야한다. 그닥 유리하진 않다. 반면 손님이 늘어난다면 키오스크보다는 사람을 고용하는것이 비용처리로 인한 절세효과에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조제실장과 키오스크

약국계에서는 조제실장은 부정의 아이콘이다. 비약사 조제를 행하는 사람들을 조제실장이라고 하는것 같다. 우리 약국에도 조제실장이 있다. 반면 누누히 밝히지만, 비약사조제는 없다. 약국내 조제실장의 역할은 전문의약품의 유통이력과 유통기간관리, 그리고 약사의 처방전 해석에 따른 약품들을 약사가 조제할수 있게끔 바구니에 담아 조제대에 올려놓고 약사의 조제를 보조한다. 또 새로운 약품들이 들어오면 사진을 찍어, 파일메이커에 DB에 등록시켜놓는다. 때때로 약사가 놓쳐서 주문 안한 약품들이 있다면, 약사에게 확인하여 약품 재고에 펑크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전에 말했지만, 약사대신 약자판기를 돌렸다가, 약사에게 엄청난 꾸지람을 들었던터러 약사와 조제실장간의 업무는 엄격히 분리되어 있다.

키오스크에서 조제실장까지…

키오스크에서 입력된 처방전이 조제실 안에 피시화면에 뜨더라도, 조제실장은 움직이지 않는다. 약사가 처방전 내용을 읽고, 어떤 약들은 묶어서 약판기로, 어떤 약은 통에 담아서 등등 조제 지시가 담긴 처방전 원본을 받고서야 바구니에 해당 재료들을 담아놓기 시작한다. 담는 과정에서 포장을 벗겨야 하는 경우 간혹 셔터맨을 불러 같이 까기도한다. 또 알을 세야 하는경우도 그렇게 해서 올려놓는다. 키오스크는 결과적으로 RAW데이터만을 조제실로 넘겨줄뿐, 이 데이터에 대한 해석은 약사의 직관에 의해서 이뤄진다. 적어도 처방의가 무슨 생각을 갖고 이 약을 처방했는지, 그러면서 그 처방에 행여 실수가 있으면,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데, 이 작업을 매번 약사가 일일이 체크해서 넘겨줘야 한다. 그러니 결국 약사는 손님의 처방전이 약사 본인의 손에 도달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체크후에 조제실 안으로 준비를 시키는 지시를 한다. 조제실장이 준비해놓은 바구니를 보면, 약사는 정말로 단시간에 교통정리를 한다. 그리고 약포장기에서 나온 결과물은 약사가 조합해놓은 바구니에 담겨서 다시 상담대로 넘어오는 구조이다. 결과적으로 키오스크는 약사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다. 키오스크에서 조제실로 넘어갈때는 반드시 약사의 손을 거쳐야하며, 이는 현재까지는 수기로 작성해서 넘긴다. 키오스크에 조제 지시 매니징 프로그램이 더해진다면 키오스크의 활용성이 더 커질 것이다.

윤약국 근황

당장 내 아버지부터의 일이다. 가끔 아버지집에 들려 살펴보노라면 어떤 약은 진작에 복용하여 없어졌고, 어떤 약은 남아돌고 있다. 너무 많은 약봉지들이 약장을 가득 채우고 있기에, 가끔씩 아내가 집에 들려 정리를 해드리곤 했다.

그러다가 장기 처방 환자들이 어떻게하면, 헷갈려하지 않고 약을 복용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다가 크리넥스처럼 약을 하나씩 뽑아 먹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행이도 pill box라는 개념으로 영미권 국가들은 약봉지 롤을 박스에 담아서 꺼내어 먹게하는 서비스가 있었고, 이 모형을 중심으로 윤약국에서는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에 관여하였다.

가상의 이름으로 조제한 예제입니다.

한달 이상 장기 처방을 받는 복용자를 대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따금씩 약 복용중 약을 잃어버리거나, 혹은 홀로 약을 복용 못하는 노인들이 주 대상이다. 요양보호사들의 얘기에 따르면, 노인들은 약봉지를 순차적으로 끊어 먹지 않아, 약 뭉치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결국은 약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데스크나 식탁에 올려 놓고, 순차적으로 곽티슈에서 휴지를 뽑듯, 약봉지도 그렇게 하나씩 끊어서 복용하면 된다.

문제는 일반 봉투 제작비에 몇곱절하는 비용과, 또 새로운 서비스인지라, 소비자인 약 복용자들에게 사용법에 대해서 일일이 설명해줘야 하는 점. 그리고 분실 우려가 적은 단기처방(감기류) 환자들이 역차별을 주장하며, 고작 9봉지 밖에 안되는 약에도 약박스를 제공해달라는 웃지 못할 이기심 정도가 이겨내야할 숙제이기도 하다.

다시한번 알세기에 도전하다.

현재 윤약국에서 도입해서 사용하고 있는 계수기이다. 처음 약사가 일일이 손으로 약을 셈을 했다. 이러한 단순 작업에 예민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그 해결책으로 도입한 제픔이 커비사의 KL1이라는 제품이다. 하지만 국내 판매 가격이 800만원이 넘는것으로 알고 있다.

우선 새로운 기술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다. 그 동경에는 새로운 기술은 현재 구현되고 있는 기술들을 획기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더 나은 결과를 내야한다는 당위적 명분을 함께 수반한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내가 접근가능한 기술들에 대해서 조합해보기로 했다.

우선 커비사의 KL1의 단점은 초당 15개의 알약을 셀 수있다는 것이다. 얼핏보면 엄청 빠르다 싶지만, 알약이 작은 경우 카운팅을 위해 알약을 털어 넣을때, 순간에 20알 이상이 투입되기도 한다. 말했다시피 초당 15알이 훌쩍 넘은 분량이 들어가면, 에러 메세지를 띄우고 카운팅이 멈춰 버린다.

흑백논리가 때론 도움이 된다

알약 형태의 레이아웃을 가장 뚜렷히 잡아낼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다가, 역광을 떠올렸다. 예시가 된 노란색 알약이 단순히 흑백으로 변환하는것보다 역광을 통해 흑백으로 나누는것이 더 명확한 방법이라 생각을 했다.

오래전 옛날 필름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형광등이 들어간 작은 박스위에 필름을 올려놓고 확인하는것을 사지관에서 본적이 있다. 비슷한 원리를 생각하고 제품을 검색하니 LED로 같은 기능을 구현한 제품들이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밝은 불빛 위에 알약을 올려놓고 사진을 찍으면, 마치 역광사진을 찍어 인물 사진이 까맣게 나오는 그런 효과를 얻을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반은 맞았고, 반은 틀렸다. LED 불빛이 더 강해야만 했다.

얻은 결과는 이러했다. 그러면 도대체 이걸 가지고 뭘 할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올수 밖에 없다. 결과는 바로 다음과 같다.

총 536개의 알약이 카운팅된것이다. 지금 사용한 기술은 에스파뇰의 Vision Learning 개발회사의 제품이다. 사실 금번 테스트의 경우 아주 완벽한 결과였지만, 여러 약들을 테스트해봤을때는 일정량의 에러가 포착되었다. 그 예시는 다음과 같다.

완벽한 알약 카운팅을 위해, 국내 해당 기술에 조예가 깊은 클리앙 회원님을 찾아뵙기로 했다. 윤약국에서 감당할만한 개발비라면, 기꺼이 개발하여, 개인약국의 약사님들에게는 무료로 배포할 생각이 있다. 반면 일정 수준에서 판매를 하여, 다른 프로젝트를 위한 시드 머니로 활용하라는 아내 주변 약사님들의 조언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후에 벌어질 일에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가루 빻는 장인

셔터맨 졸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초창기 아내 옆에 꼭 붙어 있으라던 병원 원장이, 근래 들어 나에게 이제 내 일 하러 안가냐고 묻는다. 이쯤하면 아내 혼자로도 약국 운영에 문제가 없지 않냐는 말이었다.

약국에 소아 환자들이 이따금씩 온다. 또 하루에 5건에서 많게는 10개 정도이다.  소아환자라 지칭하는 것은 가루약 조제가 수반되는것을 의미한다. 약사는 이따금씩 가루약 처방이 약국에 들어오면, 곤란한 표정을 노출할때가 있었다. 가루약 조제가 불편한것도 있지만, 그보다 가루약 조제로 인해 다른 처방전 환자들의 약 조제에 병목현상이 생기는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처음 약국에 도입한 제품은 파우더크러쉬라는 캐나다 제품이었다. 이 제품을 아내가 자주 쓰지는 않았다. 이 제품은 주로 성인산제(성인중 알약 먹는것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를 만들때 사용하곤 했다. 약자판기에서 뽑아낸 파우치 자체를 하나씩 빻아서 제공할때 사용하는데, 이때 캡슐은 빻아지지 않고 그냥 캡슐이 터져서 부서진다. 약사는 성인산제 제공시, 캡슐 껍질은 빼고 드시라고 설명하고 제공하였다. 성인들의 경우 목넘김이 어렵기에 아주 곱게 빻아서 제공할 필요까지는 없다 했다. 하지만 성인중 가루산제로 부탁하는 경우는 한달에 두세번 정도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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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약은 대부분 소아환자들의 주문이었고, 이러한 소아환자 의사처방은 100% 블렌더를 이용해서 갈아서 제공한다. 약국용이라고 써있지만, 아무리 봐도, 일반 분쇄기와 별반차이가 없어보인다. 나중에 경험적으로 알게된것은 정말이지 우리네 주방에서 쓰는 분쇄기와 동일하다. 아내가 이제품을 쓰는 이유는 많은 양의 알약을 한번에 분쇄할수 있기 때문이다.  파우더 크러시를 이용할 경우 한번에 3-4일치의 소아약을 빻는데는 시간이 제법 걸린다. 또 전용 용기에 넣고, 두손을 모두 이용해야 하는 조작방법이, 복잡한 약국에 적합하지 않으며, 오히려 더 오랜 작업시간이 걸리기에 약사는 파우더 크러쉬 사용을 거의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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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퍼왔습니다

소아환자의 엄마들 중 상당히 까다로운 사람들이 있긴하다. 얼마전 약국에 방문한 소아과 환자의 어머니가(이하 소아맘)  약사에게, 자신이 보는 앞에서 가루약 조제를 요구하였다고 한다. 자신의 아이는 소중하기에, 여러명이 같이 쓰는 믹서기에 갈지 말라는 이유였다.  다행이도 우리는 파우더 크러쉬가 있었기에,  보는 앞에서 알약을 분쇄하는 것을 직접 목격시켜줬다고 한다. 대신 다른 처방전 환자들의 대기시간이 곱절로 늘어났다고 한다. 다시 말하지만, 약국의 조제환경은 잘 정리정돈되어있는 가정집의 주방보다 훨씬 더 위생적이고 깨끗하다. 또한 믹서기처럼 생긴 분쇄기 역시 훨씬더 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소아맘이 오해하고 있는 것은, 전용 용기에 담아서 분쇄하는것만이 위생적이라는 착각이다.

아내의 얘기를 듣고, 가루약 조제에 대해서 고민을 더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약국에서 아내가 가루약 조제를 하는 전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내가 느낀점을 정리해보았다.

  1. 가루약 조제로 인해 병목 현상이 생기기에, 블랜더를 이용할수 밖에 없다.
  2. 블랜더를 이용할때 문제점은 약의 오염보다, 분쇄후 발생하는 미세 먼지가 약사의 건강에 해를 끼친다.
  3. 약을 가는 5-10초 정도는 블랜더 앞에 붙어 있어야 한다.
  4. 많게는 10개 정도의 약을 한번에 분쇄한다.

대안점을 찾기 위해 또 다시 검색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가능성 있는 후보군을 3개로 추렸다.

우선 묵직해보이는 Safe Crush라는 회사의 제품이다.  이 회사와 지금까지도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  상업적 목적의 제품이다. 단점으로는 약을 분쇄하는데 대략 40초 정도 소요된다는 점과, 타이레놀 5개 정도를 한번에 빻을정도이다.개선된 버젼은 25초 소요된다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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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세련되 보이는 Severo사의 제품이다. 이 제품은 대략 7초 정도에 알약을 분쇄해준다. 처음에 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주문을 넣었다. Safe Crush사의 담당자에게 우리 약국에서 가루약 조제하는 영상을 보내준적이 있는데, 무척 놀라는 눈치였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파악하고 있는 Severo의 제품은 2-3알이 맥심이라고 설명하였다. 당연한것이 서양권에서 가루약 분쇄기는 성인산제용이며, 한번 복용할 분량만큼만 분쇄를 하게끔 디자인되어 있다. 하긴 설명을 들어보니, 이들의 제품이 분쇄용량이 왜이리 작을까 의구심이 들었는데 이해가 되었다. Severo사에 구매의사를 취소를 하였고, 그들은 조만간 한국을 비록한 아시아 마켓에 도전하려하는데, 왜 취소를 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약국에서 가루약 분쇄하는 과정의 비디오클립을 보내줬다. 이것을 본 뒤로 바로 취소 처리를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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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SafeCrush사의 관계자는 First Crush라는 제품이 그나마, 현재 한국의 환경에서 쓸만하겠다고 추천을 해줬다. 하지만 한국의 분쇄량을 보건데, 두대 이상을 도입하라는 조언도 곁들였다.  그러면서 조만간 한국시장에 만나보자는 약속을 남겼다.

 

First Crush 두대를 구매하다.  모니터로본 제품은 상당히 못생겼다. 그래도 기능만 좋으면 되겠지 생각을 했다. 막상 받아놓고 보니, 생각보다는 제법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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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컵이다. 음각으로  표시된 용기에 분량의 알약을 넣고, 양각으로 표시된 용기는 뚜껑에 해당된다. 이 뚜껑을 포개어덮고 분쇄기에 넣고 버튼을 누르면 된다. 문제는 이 제품이 어느정도의 성능을 발휘할것인가였다.

실제로 처방받은 아이의 5일치 분량이다.  처음 용기에 담겨진 알약 수를 보면서, 과연 이게 잘 갈릴까 의구심이 들었다. 7초가 지난후에 꺼내보았을때, 완벽히 갈려서 나오지 않은것을 알 수 있었다.

다시 넣고 추가 분쇄 버튼을 눌렀다. 이후 완벽하게 고운 가루로 분쇄되었다. 그렇다면 손안대고 대략 15초면 원하는 수준의 결과물을 얻을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 찰라에 약사는 시럽을 덜거나, 다른 업무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소아과 전문 약국은 대부분 가루약이기에, 우리약국처럼 ATC(약자판기)를 도입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반면 내과에서도 소아과 만큼은 아니지만, 꽤 많은 수의 소아환자를 진찰한다. 어지간한 내과라면 ATC를 대부분 도입했다고한다.  한가지 바라는게 있다면 ATC를 이용한 조제 보조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다.  가령 분량의 소아산제 처방의 알약들을 한봉지에 담아서 배출해주는 기능이 있다면 봉지를 뜯어서, 분쇄기에 넣으면 조제실수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가끔씩, 총량이 정수로 떨어지지 않고, 0.5 단위로 처방될때가 있다. 이러한 변수들에 대한 고민을 더하면, 멋진 가루약 보조기술로 ATC를 활용할 수 있지않을까?

하나보다는 두개의 주둥이가 낫다

아내가 멍하게 티비를 보다가 뜬금없이 말한다. 약국에서 처방환자와 관계에서 베스트는 친절한 복약지도보다는 빠른 약제공인것 같아. 맥락이 없었다. 왜 저말을 갑작스럽게 하는지도…

ATC두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포장약들은, 대기 환자들에게 충분한 시간 단축을 제공했고, 만족감을 주게 되었다. 조제실안의 직원은, 약을 본인이 다 챙겨다 조제대에 배치해두기만해야하는지, 비 효율적이지 않나 물었던 적이 있다. 배치뿐 아니라, 약 자판기에 직접 넣고 버튼을 눌러도 되는게 아닌가 묻는거였다. 아내가 직원에게 설명을 한다.

“기능이라면 그렇게 할수가 있죠.  현재 우리의 패턴이 불편한것은 맞아요. 하지만, 환자들에게 나가는 약에 대한 책임은 약사에게 있어요. 의무를 다하는거에요.그래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ATC에 직접 약을 넣는것이죠. 가끔 약을 찾아오실때, 헷갈려서 용량을 다르게 가져오실때도 있잖아요. 당연히 약사가 아니니, 그것을 구분하는것은 쉽지 않을것이에요. 보통 조제 지휘를 할 경우면, 미국처럼 학교에서 전문 조제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데, 현재의 수가로는 가능하지 못할거에요”

나는 “결국 건보의 부담과 국민들 부담이 커질테니 저항이 엄청날거야.”라고 끼어들고 말았다.

전에 소개했던 파우치 인스펙터라는 제품을 생산하는 willach라는 회사와의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KIMES 2019에 참가한 UBcare부스를 방문했다가, 뜻밖에 Willach라는 회사가 UB에 부스에 방문해서 파우치 인스펙터 제품을 홍보하고, 사업을 제안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실 자판기에서 조제된 약이 온전히 안나올때가 간혹 있긴하다. 그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 약사가 한포 한포 눈으로 검수를 하는데, 이 작업은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만든다고 한다. 또 그렇게 검수를 하더라도 행여 놓쳐서 실수를 할때도 있곤 했다. 그런 의미에서 약 검수기가 약국에 필요한 제품임은 분명했다.

사실 나는 좀 당혹스러웠다. 이 회사에 주문한 가구에 대한 답을 듣지 못하고, 수차례 메일을 보냈으나, 아무런 회신을 받지 못하던터에, 한국에 와서 사업을 제안했다는 얘기에 화가 났다. 행사장에서 나가면서, 폰으로 두바이에서 만난 메니저에게 다시한번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내가 왜 화가 났고, 왜 약속해놓고 이행하지 않는지에 대해서 따졌다.

그날밤, 메일이 왔다. 답변 내용은 아닌밤 홍두께다. 내게는 직접 온 메일이 이것이 전부란다. 혹시 몰라 다 찾아봤지만 없단다. 다음계정으로 보낸 모든 메일들은 아무것도 닿지 않았나보다. 아이폰의 아이클라우드 계정으로 보낸 메일이 비로소 도착한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가구 도입건은 잘 해결이 되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회사는 한국에 어떠한 에이전트가 없으며, 본사 차원에서 확인해본결과 한국 업체와 컨택한 팀은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그들이 누구냐며 궁금해 했다. 또 아직은 한국보다는 자신들의 필드 (유럽,미국)에 집중할때이며, 한국까지는 여력이 없다, 또 진출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로 답을 냈다. 나의 생각을 피력했다. 한화로 수입 총비용을 굳이 말하자면 1억에 가까운 검수기를 바로 도입할만큼의 약국은 한국에는 없다. 한국은 공보험을 통해 약가가 지원되고, 유럽이나 미국 기준에서 약국의 조제료와는 사뭇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약자판기는 1만 5천 유로면 구매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하자, 바로 답변이 왔다. 수동 기계 가격이 1만 5천 유로라는 것이냐며…  전자동 머신 가격이라는 말에 답변은 없었지만, 제법 놀란듯 싶다. 그러니 자신들의 검수기 가격이 한국 입장에서는 터무니 없이 비싸다라고 말 할 수 밖에 없는것도 이해를 하는듯 싶었다.

오늘 새벽, 자신들의 제품을 구매한것에 대해 고맙다는 메일이 왔고, 나는 가격이 도전해볼만한 가격이라면 사정이라고 해서 싸게 달라고 졸라볼텐데, 우리 수준을 넘어선다. 그래서 포기했다. 행여 언젠가 한국에 진출할 날이 온다면, 그때 윤약국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고, 그러리라 답을 받았다.

약검수는 시일이 좀 더  걸려, 비젼 러닝 같은 솔루션으로 저렴하게 구현 될 것이라 믿는다. 반면 나는 GS1-128 바코드와 청구 프로그램안에서 DB관리 그리고, 청구프로그램에서 환자별 맞춤 설정을 위해 자료를 차곡차곡 정리중이다. 그리고 2주 안에 받아볼 시스템 가구(수납장)을 어떻게 스마트하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을 더할 것이다.

 

Sort to light or lightning picking (part 3)

요즘들어 잉여력이 폭발한듯 하다. 생각난 아이디어들을 끄적이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어제 밤 늦게 가구를 주기로한 독일 업체와 연락을 주고 받는데, 아내는 티비를 보고 있다. 랜선라이프인가라는 프로그램에서 젊은 친구가 외국 사람들과 떼춤을 추고 있다. 아내가 나에게, ‘저 친구 약사야.’ 라고 한다. 쾰른에서 사람들 모아놓고 열심을 춤추는 약사. 쾰른과 그리 멀지 않은 업체에 전화해서 자료 확인하는 셔터맨… 그저 멍하게 티비보고 있는 윤약국 약사… 김광석의 두바뀌로 가는 자동차를 들어야할것 같다.

헬스케어가 이렇게 핫한데, 윤약국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이 어찌보면 너무 시대에 뒤쳐진 내용들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미 고도 산업화된 한국의 시장구조에서 너무 낙후되어 있는 모습이라면서,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이미 윤약국에서 요구했던 모든것들이 다 구현된 약국들이 더 많을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수동적 약국

사실 나도 약국이 갖고 있는 생태계에 대하여 크게 생각해본적 없다. 당연히 이는 내 일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지금에 와서 약사들은 약국을 어떻게 정의 내리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작지만 많은 물동량을 갖추고 있는 물류회사라고 생각한다. 철저히 기능만 놓고 보는 경우다. 이 생각에는 약사들의 철학 따위는 없다. 그저 기능이다. 이 기능을 통해서 약사들 개개인들의 약국에 대한 철학을 담아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여전히 기능에 함몰되어, 약사로써의 철학을 드러내지 못한 경우도 많으리라 조심히 짐작한다. 약국의 조제실이 후졌다라고 말할수있는 이유는 나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한국에서 의사의 오더권은 상당히 크다. 처방권이라고 말하면 더 이해가 쉽겠다. 하지만 이들의 오더권을 비난하지 않는다. 이건 순전히 약사와 의사들간의 문제이다. 하지만 내가 오더권을 말하는 이유는, 모든 헬스케어 IT업체들이 병의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 아닐까? 이 글을 읽고 행여 병원에 간다면, 또 약을 처방받는다면 처방전 안에는 까맣게 생긴 QR코드를 볼수 있다. 이 코드는 병원에서 처방받은 내역을 암호화하여 저장해놓고, 약국의 접수 프로그램에 바코드 리딩하여 디코딩한다. 이러한 코드를 디코딩하는 행위에 비용이 발생하며, 이 비용은 약국에서 바코드 회사에게 지불한다. 약사들이 할 말이 무지 많겠으나, 나는 그들의 대변인도 아니기에, 내가 접한 부분에 대해서만 이어간다. 약국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바코드 사용료를 병의원에서 지불하는가? 내가 알기로는 오직 약국에서만 비용을 낸다. 의사 입장에서 본인이 낸 처방전의 전산처리를 위해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바코드를 사용할 필요는 없는것이다. 아쉬운것은 약국이기때문이다. 아쉽게도 처방전 바코드 전쟁에는 약국은 없다. 오직 병의원에 집중한다.

헬스케어 선두 업체들의 약국내 가장 큰 수입원이 바코드 사업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이 이야기는 약국의 시스템이 좋던 나쁘던, 자신들의 수익구조에는 큰 지장이 없을것이고, 이러한 이유로 약국의 조제 시스템등에 관심으 가질 필요가 없었을테니까 말이다. 국가에서 통합 바코드 얘기를 만지작 거리고 있지만, 이 분야는 엄청난 이권 사업이기에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소비자 측면에서 불편함은, 처방전 바코드 체계가 표준이 아니라, 사설 즉 바코드 제공업체마다 인코딩과 디코딩을 자신들만의 암호화로 진행한다. 이는 서로 호환이 안된다는 것이다. A의원에서 B회사의 바코드를 사용하고, C의원에서 D바코드를 사용한다고 치자. A의원 밑에 있는 약국은 B바코드사와 계약되어 있고,그러면 약국은 오직 B회사의 처방전만 바코드 리딩이 가능한것이다. 반면 C의원에서 발행된 처방전을 약국에 가져오면, 계약이 되어 있지 않으므로 직접 처방전을 전산 프로그램에 입력하거나, OCR을 이용한 광학해독을 해야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이 인위적으로 입력 작업을 통해 행여 원 데이터가 훼손 될 수 있다.(잘못 입력했을 경우). 혹자들은 그러면 바코드 업체 B,D 모두 계약하면 안되냐고 물을것이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영역이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한데, 이 헤게머니를 쥔 업체들이 이를 풀어주질 않는다. 운이 좋게도 우리 약국은 두 회사의 바코드를 모두 활용할수 있는 계약이 되어 있다고 한다. 요즘들어 OCR이 기존의 광학적 영역을 떠나서, 딥러닝과 결합되어 좀더 정확한 변환을 한다고 한다. 바코드 전쟁이 지속된다면, 약사회나 복지부에서는 이러한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해보는것도, 아니면 의료가 지닌 공공성을 내새워 바코드 시스템을 국가 표준으로 지정하고 시행하는 방법도 한 방법이 되겠다. (특정 업체들에게 악의적인 생각은 전혀 없다. 불편함만 토로한다.)
다시 약장으로 돌아오다.

아내와 분명이 업무를 나눴다. 우리가 받는 처방전의 일정한 루틴을 발견하고, 어떠한 기준에서 조제할 약들이 묶이는지, 어떠한 패턴의 사람들이 약을 포장해가지 않고, 통 채로 받아가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라고 말했다. 이건 약사의 영역이니 당연히 약사가 해야한다. 반면 나는 약사의 조제지휘아래 약들을 어떻게 찾고, 꺼내와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이어 가기로 했다.

약장의 기능은 슈퍼마켓이나 보통 리테일 샵과는 조금 다르다. 처방에 의해 어떤 약은 통채로 환자에게 나갈 경우도 있지만, 어떤 약은 약통에서 일부를 덜어서 나가고, 남은 약은 다시 약장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즉 incoming과 outgoing을 유기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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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소개했던,독일 자동 약 수납기인 BD Vmax류의 제품들은  한국 실정에 맞지 않는다고, 독일 Willach사의 담당자가 안내를 해줬다. (Willach 역시 비슷한 제품을 가지고 있다.) 말에 따르면, 한국의 처방약은 약을 덜어서 쓰고 다시 약장에 넣고 해야 하는데, 그리고 본인이 파악하기로는 한국은 한처방에 약을 어마무시하게 많이 먹기에, 각 약통들을 호출할때 걸리는 시간이 평균 10초, 5통을 꺼내는데만 50초가 걸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국의 조제환경으로 인해 독일의 자동 악품 수납 시스템은 의미 없다라고 했다.

 

lightning Picking system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것 같다. 바코드리딩을 하면 어디에 물품을 넣어야 하는지 안내해주는 시스템이다. 넣어야 하는 칸에 불이 들어오고, 하단에는 센서가 붙어 있어서, 물품을 넣었는지 판단하여, 들어온 불을 꺼준다. 이와 비슷한 회사가 미국에도 몇개 더 있는 것으로 보인다.

 

Projection Picking system

천장에 반응형 빔프로젝트를 설치하고, 빛으로 어디에 수납하고, 꺼내와야하는지를 안내하는 좀 더 진화된 형태의 제품이다. 장점으로는 영상이나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위치를 안내하기에 좀더 직관적으로 물품에 접근할 수 있다. 또한 앞서 제시한 피킹 솔루션은 어찌되었든 각 위치마다 설치를 해줘야하고, 전선을 이어줘야하는 등 복잡하다. 반면 이 제품은 설치할 제품 위에 프로젝션을 세팅하면 끝이다. 하지만 뭔가 이게 더 복잡해 보인다. 또한 가격도 가격이겠거니와, 프로젝터 하나가 감당할 수 있는 인식 면적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없다.

 

국내 업체는 없는가?

분명히 있을것 같은데, 도통 검색이 되지 않는다. 검색되지 않는다. 검색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에서 구상했던 스마트한 조제실 약장에 대한 부분은 이렇게 마무리 될 듯 싶다. 이제는 실전만 남은것이다. 조제실 수납장을 최대한 활용하고 편리하게 빼고 넣을수 있게 하기 위한 가구 시스템과, 처방전에 따라서, 해당되는 약품을 전자적으로 신호를 보내 불이 빛나게 하고, 조제자 혹은 조제 보조는 해당 약품을 손쉽게 꺼내서 조제대에 올려놓고, 다 쓴후에는 다시 약장으로 돌려보내는 시스템을….

전에 내 글에 어떤 분이 댓글로, 머리속에 상상하고 있을것 같다라는 제품들은 세상에 대부분 나와 있더라는 얘기… 맞다. 세상에 대부분 다 나와 있긴 한데, 한국에는 없다.

 

 

 

좀더 단순한 수동 약자판기…

JVM이라는 회사에서 로터리 방식의 수동 약포장기를 구매했었다. 솔직히 거의 쓰지 않는다. 아 돈날렸다. ATC만 두대인 우리약국에 수동 로터리 방식의 약 포장기는 생각보다 손이 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다가 금번 Kimes에 갔다가 UBcare 부스에 들려서 본사 직원들이 생각하고 있는 내용들을 들어보았다. 명함을 받았는데 어디로 갔는지… 과장님으로 기억된다. 역시 업계에 있는 사람인지라, 전후맥락 관계와 정치적 법률적 관계 그리고 현제품의 한계점과 개선점까지 과장없이 단백하게 풀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뜬금없는 내 모습에 아내가, 변태 같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섹슈얼적인 그런게 아니라, 병맛 3류 만화 캐릭터 같다나.. 금번 전시회에서 90포짜리 수동 머신을 보고 난 뒤에, 또 괴랄스러운 상상을 하였다. 오히려 이 제품이야 말로 기존의 전자동 자판기를 누를수 있는 비밀 병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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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제품은 총 90개의 쏄로 구성된 제품이다. 각 쎌마다 분량의 알약들을 올려 놓으면, 이 것이 쎌을 한 단위로 포장시켜 뱉어 낸다. 듣기로는 이 제품은 청구 프로그램과 연동이 안되는 제품이다. 그런데 나는 왜 청구 프로그램과 연동이 안되는지 의문을 가졌다.

자동자판기와 다른 점은, 사람이 손으로 일일이 한칸한칸 약을 넣어줘야한다. 이러다가 실수가 날수도 있겠지만, 전자동 머신에서 나오는 실수 (약이 튄다던지하는 )는 없을것으로 보인다.

 

반자동 머신에 우산을 씌어보자

이쯤하면 변태라 불러도 이해한다. 우리가 흔히 접하지 못하지만, Delta bot이라는 생산성 위주의 초고속 pick & place 로봇이 있다. 이 제품이라면 속도와 안정성 그리고 정확성 면에서 전자동 머신을 능가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을 했다. 사실 이런것은 일개 약국이 해야할 숙제가 아닌, 업체차원에서 접근해야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렇게 우산만 씌워 놓으면 처리할 수 있는 약국업무가 상당할텐데… 국내 업체 한곳과 메일을 주고 받다가, 도저히 개인이 감당할만한 아이템이 아니라서 그냥 잊어버렸다. 문득 수동 포장기를 보니, 떠오르는 생각.

 

누군가 미쳤다고그러면, 반은 맞는것 같다.

 

 

두바이 그리고 가구

IMG_1050.jpg새로운 신 기술들을 찾기 위해 두바이 출장을 다녀온것은 아니었다. 목적이 있는 삶을 요즘들어 실천하고 있는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두바이에 다녀왔다. 솔직히 겁내 별루다. 두바이… 난 덥고, 인위적 환경조성된 지역이 싫다. 베가스도 그 중 하나이다.

오늘은 조제실 안에서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고있는 약장에 관한 얘기이다.

누누히 강조해왔듯, 약 자판기 하나로 약국 조제가 끝나는것이 아니다. 이 많은 약들을 어떻게 정렬하고, 필요한 시점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접근해서, 조제대로 가져오는가가 관건이었다.

재밌게도 약국들은 각자의 처지에 따라 약장 정리 패턴이 다르다. 동일 성분으로 묶어 정리하는 약국이 있는 반면, 우리처럼 가나다 알파벳 순으로 정렬하는 약국도 있다. 모두 제각각이다. 이러한 문제로 약사에게 개인적 일이 발생할 시, 약국을 대타 약사에게 맡기지 못하고, 문을 닫고 휴가처리하는 경우가 태반인것이다. 1인 약국 약사들이 휴가를 쓸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중에 한 부분이다. 돈벌이를 위해 휴가를 안쓰는 경우도 있겠으나,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위해 희생하는 경우도 왕왕있다. 이것이 아내가 나에게 말했던 휴가를 낼 수 없는 이유였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오늘은 약장에 관해서만 얘기를 끌어 갈것이다. 내 글이 마지막으로 향할때쯤이면, 1인 약사들도 자유롭게 휴가를 다녀와도 구멍이 생기지 않는 약국 시스템에 대한 생각들이 다 나올것이라 생각한다.

가장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부분부터 챙기기로 했다. 우선 약장 수납이 좀더 직관적이며,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 현재의 도서관 책장같은 구조의 약품 수납에는 한계가 보였다. 같은 칸에 안쪽에 있는 약들을 꺼내올때, 앞쪽에 정렬된 약들이 흐트러지곤 했다. 또 안쪽에 있어서, 자주 나오는 약품이 아니라면 찾는데 꽤 오랜 시간을 써야했다. 이것이 조제실 안에서 벌어지는 가장 큰 스트레스로 보였다. 급기야 약 뚜껑에 약품명을 써 놓기까지 해야, 그나마 찾아올수 있는 구조였다.

그러다가 문득 Simple human에서 나오는 케비넷 오거나이저라는 제품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제시된 영상은 심플휴먼의 제품은 아니지만, 같은 원리다. 주방가구에 수납된 가젯들을 손쉽게 꺼낼수 있게 해주는 트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사실 잘 안쓰는 주방용품들을 꺼낼때는, 앞에 있는 주방용품들도 모두 꺼내야하는 불편함이 따르는데, 이러한 제품들은 그런 노고없이 손쉽게 필요한 용품에 접근할수 있게 도와준다.

다시 두바이로 얘기를 옮겨본다. 우리 약국에서 필요로할만한 제품이 독일에서 생산하며, 그 업체와의 미팅을 위해서 두바이로 날라간것이다. 한국 실정에 맞는지, 그래서 직접보고 판단하기로 위해서였다. 결론적으로 나는 1대를 구매했다. 그리고 현재 독일 담당자가 운송까지 포함된 금액을 알려주기로 했다. 그 업체는 아직 한국에 진출할 생각도 없고, 단순히 이메일을 보냈거나 했으면 보지도 않고 연락을 안했을거라 했다. 한국에서는 오직 윤약국에게만 제공해주겠노라고 했다. 해외 판매 총괄담당자를 현장에서 만난것이었다. 단지 일개 작은 약국이, 자신들의 가구 하나를 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날라와서 지속적으로 상담한것에 대해서 높이 산다는 얘기였다. 가격도 정상 납품가격에서 엄청 빼주지만, 의미없는 가격이라고 말한다. 한국에 판매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에는 참 많은 가구공장들이 있다. 관련된 영상을 들고 엄청나게 돌아다녔다. 파주, 마석, 심지어 메이커 브랜드를 납품하는 공장까지 찾아가서 해당 영상을 보여주고 제작 가능한지 물어보았다. 돌아온 답변은 불가능이라고 했다. 기술의 대한민국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결론적으로 두바이로 날라가기로 했던것이다. 깊이가 500mm 와 300mm가 있는데, 이론상 500mm짜리 3개만 있으면, 조제실 약들을 모두 수납하고도 남는다. 공간은 1/3로 줄어드는 셈이다.

제품은 빠르면 이번달 안에 받아 볼수 있다. 하지만 약국에 실전 배치까지는 좀 시간이 걸릴것으로 예상된다. 약의 수납과 pick & place는 빠르나, 이 약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커스터마이징을 좀 해야한다. 약장에 바코드 리딩 시스템등을 달아서, 전번에 언급한 Gs1 바코드로 유통이력과 유통기한 그리고 손쉽게 호출하여 접근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함께 연구해야한다.

한글과 알파벳만 알면 손쉽게 수납장에서 약을 찾아올수있는 그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

 

윤약국 바코드 전쟁… part 2

약국에는 모든 약품에 바코드가 찍혀있다. 물론 아닌것도 간혹 있지만, 전문의약품(처방 받은 약을 조제하는 약품)은 당연하고, 일반의약품 그리고 의약외품들도 대부분 찍혀있다. 사실 마트에서 판매하는 물품들도 그러하다.

약품 전산화제품들로 부터 아이디어를 얻다.

자동 입고 시스템을 만들려면, 선행되어야 하는 몇가지 조건이 있다. 우선 극강의 2d 바코드 리더가 입체적으로 스캐닝을 해내야 한다. 적어도 4면을 쏘아 볼 수 있는 형태의 바코드 리더기여야 한다. Sick inc라는 회사에 문의해본 결과 4개의 카메라 설치면 가능하다는 점. 단 개발비 포함하면 솔루션으로 억 이상 소요되지만, 직접 개발한다고 하면 기계값만 내놓고 가라는 것. Sick.com에 접속해보니 SDK관련 파일들이 쭈욱 올라온것으로 보아서 이해도가 높은 개발자가 붙는다면 상당히 저렴하게 제작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또한 비좁은 약국에서 설치 가능한 컨베이어 라인을 어떻게 조합하느냐도 관건이었다.  CCD 패널을 이용한 이미지 센서를 통한 바코드 리딩이라면 이 또한 요즘 외국에서만 핫한 Vision system (A.I)이다. A.I연구를 진행하는 국내 업체들을 접촉해보면 결과적으로 해당 분야로 개발을 진행하진 않고 있다. 클라이언트가 의뢰하면 비로서 시작해보겠다는것인데, 결국 해외 시장이 성숙하고 난 다음에 남아도는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시작하면 모를까? First Mover가 되려는 업체는 아직 못 만나봤다. 또 다른 하나는 우리가 대형 마트에서 주로 만나게되는 입체 스케너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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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영업사업과 통화를 해보았다. 가격은 대략 150만원 정도로 말을 빌리면 스치면 리딩된다라고 표현했다. 약국이라고 하니, 당혹스러워 하면서, 자신들의 제품은 마트용이지, 약국에서 도입된 사례가 없다고 했다.  반문했다. ‘스치면 리딩된다면서요? 따로 포커싱 해줄 필요없이 그냥 스치기만 한다면 말입니다. 그렇게라도 시간을 벌 수 있다면 우린 만족해요.’

생각을 해봤다. 복약데스크(라고 쓰고 판매대라고 읽는다.)에 설치할 경우 빠르고 능동적으로 바코드 리딩을 할 수 있다면, 노동환경의 개선이 이뤄질것으로 여겨졌다. 현재는 제품을 바코드 있는 면을 찾아서 리딩해줘야하는 방식이다.

두번째, 조제실 안에서 이 제품을 입고용으로 활용한다면 어떨까? 조제실에 들어온 약품을 리딩하면 제품의 유통기한,  로또 번호까지 다 입력되고, 언제 입고 되는지도 저장할 수 있으며, 매칭된 약장의 칸에 채워 넣으면 되니까. 지난번에 소개한 손가락용 바코드 리더기도 기존의 제품에 비해 엄청 편리하지만, 무엇인가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면서 검색해 봤다.  반면 출고되거나, 사용후 다시 약장으로 돌아가는 약통에 대해서는?….

다시 멍청한 ATC를 바라보다.

당신이 먹은 약의 유통이력은 약국도 모르고 있다. 단지 짐작할 뿐이다. 유통기한은 철저히 지키기에 실수할 일이 별로 없지만, 작년 불량 혈압약 재료 파동(발사르탄 파동)같은 일이 발생할 경우 추적이 불가능하다. 또한 아이러니하게 ATC에 약을 부어 넣으면, 어떤 로뜨의 어떤 유통기한의 약이 부어졌는지 파악이 되지 않는다. 단지 약자판기 ATC에는 다빈도 약품들로 가득차있어서, 자판기 카세트의 회전율은 높으며, 이로인해 굳이 유통기한을 확인안해도 된다는 안도감이 있는것이다. 그럼에도  atc에 약을 부을때 gs1-128 정보가 함께 수반되게 해야할 필요를 느낀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지만, 그것을 필요로 하는 손님도 약사도 없었을것이다.

기대되지 않는 KMIES

금주에 시작되는 KMIES라는 행사가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의료기기나 서비스 그리고 세미나등이 잡혀있는 국내 행사이다. 초대장이 날라옴직한데, 어떠한 곳에서도 연락이없었다.(당연한 일)  직접 신청했다. 대충 언론 보도들을 통해서 어떠한 제품들이 소개될지에 대한 정보는 얻었는데, 과연 내가 기대하고 예상하는 솔루션들이나 고민들이 나와 있을까?

굿바이 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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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서 마스코트로 활약했던 Jibo가 이제는 은퇴한다. 제조사가 문을 닫는다는것이다. 한국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머리를 돌려가며 손님들과 나름 커뮤니케이션을 했었는데, 한국 땅을 밟고 약국 데스크에서 1년을 버티다가 이제 은퇴로 가는 것이다. 처음 도입은 이 녀석을 통해 처방전을 받고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주며 유기적 서비스를 위한 포석을 구매를 하였다. 개발자를 위한 SDK도 나오지 않았고, 구글이나 아마존에 내심 팔리길 기대했으나, 결과적으로 빠빠이를 한다. 나보다 은퇴가 빠르다. 부럽다 자식…

 

 

 

 

발암물질 발사르탄 사태와 현재(1)

아내가 약국에서 직원과 함께 약의 유통기간을 정리하고 있었다. 약도 큰 범위안에서 보면 식품인 것이다. 물론 사전적 정의와 또 약학계의 입장에서 약과 식품을 엄연히 구별하겠지만, 읽은 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한 예로 식품으로 표현했다. 모든 식품들이 그러하듯, 약품들도 고유의 유통기한을 두고 있다. 이렇기에 약국에서 약품의 유통기한 검수는 참으로 중요한 일 중에 하나이다. 유통기한이 지난 약품을 보관할 경우 보건소 단속등을 통해 행정처분이나 벌금형을 받을수도 있고, 그보다 중요한것은 투약자들로 하여금 안전한 투약생활을 보장하는 역할로서의 약국이다.

전에도 한번 언급한적이 있다. 우리약국은 실시간 재고를 파악하고 있는 약국이다. 물론 우리와 같은 약국이 더 있겠다고 생각하지만, 몇주전 약국에 방문했던 헬스케어 관련 개발업체 담당자는 실시간 약품 재고를 하고 있는 약국을 처음 본다고하였다. 이 얘기는 우리가 유일하다가 아니라, 흔하지 않다로 받아들였다.

종병 약국에서 근무했던아내였던지라, 로컬에서 사용하는 약품과 처음 들어보는 제약사들에 많이 놀라했다. 그냥 옆에서 지켜본바로는 이 듣보 제약사는 뭐냐?라는 식으로 나는 느껴졌다.

동일한 성분의 약품들이 약장에 즐비하다. 만든 제조사가 다르기에, 동일한 성분이고 동일한 효능이지만 처방전에서 어떤 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서로 다른 약이 되는 것이다. 섞어써도 무방할만큼 똑같은 약이지만 엄연히 구별되어 있다. 또 약사들은 이를 철두철미하게 지킨다. 물론 경우에 따라 의사와 협의 혹은 환자에게 고지한 다음 대체를 하는 경우가 있으나, 인근 병원에서 오는 약품들은 대체로 모두 구비를 해 놓고 있는 것이다. 약사의 입장에서 또 의사의 입장에서 바라보는게 아니라, 셔터맨의 입장에서 조금 보자면, 약방에 감초라고 했던가? 한약에서 어떠한 탕재를 만들더라도 흔히 들어가는 약초가 감초라하는데, 이렇듯 감초같은 약품들에 기준을 잡고 약사들의 선택조제권을 부여하는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전체 의약품에 성분명 처방을 주장하는 약학계의 주장과 반대하는 의학계의 주장에 대해서 사실 두 이익단체의 주장에 맞물려 있지만, 약국에서 큰 의미없이 혼용해서 사용해도 되는 약품들의 가짓수가 늘어나는것은 약사의 관리업무에 지장을 줄뿐이다.

발사르탄 사태를 접하면서

작년 한국을 강타한 혈압약 사태… 중국산 원료중 일부분에 불량 생산된 제품이 국내에 수입되어고 이를 베이킹하여 (약도 굽는다고 표현하는게…밀가루 녹말 같은거 섞어서 성형해서 구움) 유통한 제약사들의 약들이 대거 회수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우리 약국에서도 교환작업이 이뤄졌다. 제약사들은 또 도매상들은 전수조사하듯 들락거리며 약국내 해당 제품을 파악 회수해갔다. 물론 약사가 먼저 분류해놓고 따로 관리하였다.

맘에 드는 의협

발사르탄 사태가 터지자, 의협에서 성명서를 발표한다. 약사들이 주장하는 성분명 처방을 시행할 경우 약국 마진을 키우기 위해 저가 카피약을 집중적으로 사용할것이고, 이것이 현재 벌어지는 발사르탄 같은 사태가 또다시 발생할것이라는 요지의 성명이었다. 멋있다. 현재 의료체계는 약품명 처방으로 불량 발사르탄 사태의 처방 책임자는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이다. 그들 역시 이것이 불량일거라고 생각하고 처방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러한 카피 약들을 선택한 당사자가 처방의 자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태에 엄하게 성분명 처방을 주장하는 약사들을 들먹인다. 고도의 정치다.발사르탄 사태로 멘붕온 국민들에게, 약사들이 주장하는대로 성분명 처방으로 바뀌면 더 큰 재앙이 올수도 있다는 시그널이다. 비꼬는게 아니라 진짜 멋있다. 이익집단으로써 어떻게 사태에 대응해야하는지에 대해서 명확한 목표치가 있다. 반면 약사회의 대응은 어떠하였는지 딱히 기억나지 않는다. 아내에게 직능을 대표하는 이익집단이 사태에 어떻게 반응하고 대응책을 만들어가는지 잘 보라고 했다. 논리 대응면에서 약사회는 의협에 많이 밀리는듯 하다. 이는 전적으로 내 개인 생각이다. 약사회를 폄하하거나, 의사회를 돌려깔 목적은 전혀 없다.

약에 유통 기한을 찾아보자.

조제실에 있는 모든 약품들은 qr코드가 인쇄되어 있다. 정확히 말하면 gs1- matrix코드이다. 또 그 옆에는 유통기한도 같이 찍혀있다. 직원과 함께 일정을 정해놓고 매일 일정량의 약품들을 전수 조사하여, 유통기한을 체크한다. 듣기로 유통기한 임박으로 인해 반품처리한 약품이 500만원이 넘었다고 한다. 약의 유통기간을 관리하는것이 정말로 중요한것은 동의하는데, 그렇게 시간 들여 일일이 체크해야하는가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유통기한도 나와있지만 이상한 숫자들이 많이 찍혀 있다. 당연히 모를거라고 생각하지만, 혹시몰라 약사에게 물었다. 이 바코드 뭐냐? 그리고 이 숫자들이 의미하는게 뭐야?라고 묻자 당연히 모른다는 답변이다.

다빈치코드

평소 신경쓰지 않았던 이 코드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조제실 안에 모든 약품들에 해당되는 바코드가 거의 다 찍혀 있었다. 나는 이 코드들이 현재 자신의 위치와 유통 이력 혹은 제조 공정상 시점을 밝혀주는 그런 정보가 실려 있지 않을까라는 추측을 해보았다. 제약사 영업사원들이 올때마다 설명을 부탁했지만, 대답을 해줄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법령을 살펴보다.

어떠한 질서에 의해서인지 동일한 패턴으로 약품들에 찍혀 있는 이 코드는 분명 강제성을 수반했다고 또 다른 가정을 해봤다. 이런 실무적인 규칙은 대부분 법보다는 법하위의 행정규칙 쯤에서 걸리기 마련인데, 이것이 대통령령인지, 혹은 총리령 아니면 해당기관의 령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다. 검색을 통해 이 바코드 기준은 복지부 행정규칙으로 2015년도에 시행되기 시작했다. Rfid 테그 혹은 바코드로 약품의 유통이력을 관리하는 목적이었다. 한미제약과 일부 몇 제약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바코드 인쇄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rfid테그의 가격문제로 인한것으로 보였다.

보건복지부 의약품 표준 (GS1 표준바코드 및 코드체계) :: GS1 128 GS1 Datamatrix
보건복지부는 의약품 포장 단위마다 고유번호를 부여하는 ‘의약품 일련번호 제도’를 2015년 1월부터 시행하였다. 이는 의약품의 유통 투명화 및 오남용, 위조방지 등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것으로, 제약사에서 생산·수입된 의약품이 도매상을 거쳐 요양기관으로 유통되는 전체 경로를 의약품 최소유통단위로 추적 관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생산 및 유통과정 상 문제가 발생한 의약품은 신속하게 리콜 또는 회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의약품 일련번호 표시 및 유통이력(공급내역) 보고 제도에 따라, 의약품 제조·수입사에서는 자사 의약품 포장에 일련번호가 입력된 GS1 국제표준 바코드를 인쇄해야 하고, 제품 출하 시 관련 정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로 보고해야 한다. 그리고 의약품도매상에서도 공급받은 의약품을 출하할 때 일련번호 등 의약품의 정보를 보고해야 한다.

현재 미국, EU,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GS1 국제표준 기반의 의약품 일련번호 제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도입한 바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2011년 관련 규정 개정*을 통해 일련번호 표시를 2015년부터 추가하도록 한 바 있다. * 「의약품 바코드와 RFID tag의 사용 및 관리요령 (2011.5월 개정·공포)

GS1-128

자… 이제 약사들은 유통업계의 정보도 함께 알아야한다. ㅎㅎㅎㅎ 진짜 웃음만 난다. Gs1-128이라는 코드는 다음과 같은 정보가 들어있다.

상품코드는 gtin 13으로 제품 정보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그런데 발사르탄은….

Gs1-128은 약품의 유통이력을 파악하기 위해 도입된 코드이다. 그러면 적어도 보건 당국은 어느 약국에 얼마만큼의 불량 발사르탄이 구매되었는지 파악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근데 뭐지 이 쌍팔년도식 전수조사는 말이지.. 도매상들이 배송오는 인보이스를 받아놓고 체크하기 시작했다. 지오영이라는 회사만이 주문한 약의 유통기한이 명시되어 오고, 나머지 회사들은 그조차도 명시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지오영에서 배송온 실제 약품과 영수증에 제시된 유통기한은 다르다. 결론적으로 유통이력을 담고 있는 gs1-128은 현장에서 쓰이지 않는다. 정부에서 고시한대로 이 코드 체계가 일선 약국에서 활용하였다면, 문제가 있는 약품을 복용한 환자가 누구인지까지 명확하고 투명하게 관리 되어야함에, 실상은 그렇지 못한것이다.

 

한국식 조제 방법과 유통관리의 문제점

한국 약국의 조제실은 파우치 포장을 해서 복용자들에게 제공되는것이 일반적이다. 그러하기에 약통을 헐어서 사용한다. 즉 30알 들어있는 통을 한 환자에게 다 쓰는게 아니라, 어떤 환자는 10알 어떤 환자는 3알 뭐 이런식으로 처방전 기준에 의해 나눠서 사용하게 된다. 고로 현실적으로 바코드가 지시하는 약통과 실제 저장되어 있는 약 알 수를 헤아리기 힘든 구조이기도 하다.  말이 어렵지만, 그냥 약통의 약을 헐어서 분배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조제실 약장을 다시한번 들여다 보다.

유통기한이 바코드로 담겨져 있을거라는 생각에, 바코드 공부를 실시하였고 바코드 안에는 내가 기대하고 상상했던 이상의 물류정보가 함께 제공되어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시험적으로 바코드 정보를 수집하기로 했다. 그리고 또 한번 약국의 DB를 업데이트 하기로 결정하였다.  문제는 이 DB를 축적한들 약국 청구 프로그램과 연동되지 않으면, 죽은 데이터가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선 데이터를 모으기로 했다. 적어도 유통기간은 확인할 수 있으며, 기존에 파일메이커로 작성해놓은 약병 위치 DB에 연동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대하는것은 이 약이 어느 도매상으로부터 들어왔는지 정도를 파악할 수 있으면 더 할나위 없이 좋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론 당연히 되겠지만, 약간의 불신이 감돈다.

손쉬운 하드웨어를 받아 들이다.

약사가 태클을 걸어온다. 가뜩이나 분주한 약국에서 약품을 바코드로 일일이 찍는다는것은 불가하다는 것이다. 현실적이지 않다가 돌아온 답이었다. 분명 번거로운 작업임에 일정 부분 수긍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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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에 끼워서 사용하는 블루투스 2d 바코드 스캐너이다. 블루투스 송신거리 안에 있다면, 약통들의 바코드를 찍으면 설정해놓은 장비에 바코드 내용이 날라간다. 아이패드에서도 작동을 잘한다. 아내가 손가락에 끼워서 사용해보더니, 이건 편하네… 이렇게 찍으면 자료가 컴퓨터로 다 가는거냐고 묻는다. 당연하지…

 

원칙과 기준을 세워야한다.

입고되는 약품들의 입력과 출고되어 사라지는 약품들의 이력을 어떻게 구분하여야 할지, 또 사용하고 남은 약품들의 정보는 어떻게 수치화 시킬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약국도 유통업체이다. 약사들이 유통업을 배우진 않았을텐데, 그들의 업무에 상당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할일은 많고, 재능은 없고 답답함에 … 피자나 만들어 먹어야징….

레오파드 스팟이 좋다. -피자오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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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약국에 관한 얘기로, 나의 얘기가 없어졌다. 한 1년 6개월간 나는 없고, 약국만 있었다. 두바이 출장을 떠나면서, 갑작스럽게, 나폴리에서 먹었던 나폴리 피자가 떠올랐다. 아무런 이유가 없이 그냥 떠올랐다. 집에서 쓰는 오븐이 230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나, 실제로 그 온도까지 올라가는지도 미지수이고, 또 맥시멈 230도가 올라가도 원하는 수준의 피자를 만들수 없었다. 요즘은 많이 좋아져서, 피자 도우를 손쉽게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토마토도 캔으로 수입되고 있기에, 굳이 토마토를 살짝 삶아 껍질 벗기고, 갈지 않아도 된다. 천일염과 바질 입사귀 그리고 도우만 있으면… 모짜렐라 대형 치즈정도면 충분히 그럴싸한 레오파드 스팟을 만날수 있다고 한다. 물론 브레빌 스마트 오븐 Pizzaiolo와 함께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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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브레빌에서는 미국에만 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호주에도 없다. sage라는 브랜드로 진출한 유럽에서도 판매를 하지 않는다. 오직 USA다. 1800w짜리인지라, 넉넉히 5k 변압기를 준비해야한다. 또 제품은 12인치 피자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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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799.95달러로, 90만원 정도한다. 피자만 굽는 용도로 돈 낭비라 말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단일 목적이라도 확실한 성능으로 최상의 결과를 제공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주방에 주렁주렁 자리를 차지하는꼴을 못보는 터라, 다목적실에 자리를 잡았다.

 

상식적으로 나폴리 피자의 화덕 온도가 800도까지 올라간다는 얘기도 있고, 500도 이상이면 된다는 얘기도 있다. 그런데 이 제품은 이론상 400도까지 이다. 메뉴얼을 보니, 피자오븐의 상판의 온도가 400도씨 까지 올라가고, deck 밑의 온도도 400까지 올라간다. 다시 말하면 800도씨까지 올라가지는 않더라도 위 아래로 400도씨 이상 열기를 뿜어내기에 화덕 피자의 효과를 볼 수 있는것이다.  그리고 오븐 안쪽은 화덕의 그것과 비슷한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피자를 얹어놓는 데크 역시 돌판으로 되어 있다. 정확히 말하면, 세라믹으로 구워진 판이다.  일반 오븐에서 피자를 구울때도, 피자스톤 위에 준비된 피자를 얹어서 굽는다. 업체에서 설명하기를, 나폴리 피자를 2분만에 구워낸다고 한다. 화덕을 쓰는 피자는, 시간에 따라서 피자도우를 불속에서 돌려줘가면서 골고루 익게 해야하는 반면, 이 제품은 그냥 넣어두고 시간이 지난뒤에 꺼내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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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방은 베이커리에 적합하지 않다. 피자 한판을 만들기 위해서 밀가루 반죽부터 발효까지 모든 것을 다 해주고 난 뒤에, 피자 소스 만들고 오븐에 구으라면 호기심에 한번 해보면 모를까, 꾸준히 하기는 힘들겠다 생각했다. 다행이도 온라인 마켓에서 피자 도우를 검색해보니, 납득할만한 가격으로 판매가 되고 있었다. 냉동 생지이기에 냉동고에 넣었다가, 필요시 꺼내서 해동하고 발효한 다음 사용하면 된다. 토마토도 캔으로 판매를 하고 있기에,(파스타 소스 쓰는 피자는 별로)한통을 사놓으면 된다. 대형 모짜렐라 치즈도 2-3만원대에 구할수 있기에, 피자를 만드는데 그리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 않다.

나폴리 피자부터, 냉동피자, 아메리칸 딥디쉬 피자 등 다양한 피자를 구을수 있게 세팅값이 있고, 메뉴얼 모드로, 상판의 온도와 하판의 온도를 따로 지정할수도 있다. 또한 크러스트라고 하는 피자 가장자리 굽기를 따로 설정할 수도 있다.

아내와 집에 있는 냉동피자를 이 제품을 통해 구워보았다. 전자렌지나, 일반적으로 쓰는 오븐에서 먹는 피자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반죽위에 스파게티 소스를 얹고 이것저것 집어넣고 오븐을 돌렸다. 그리고 나온 완성본(사진 못찍음)은 과연 화덕피자라고 할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줬다.

나폴리 피자를 만드는데 2분이 걸린다는 얘기에, 그렇게 빨리라는 말을 하게 될지 모르나, 오븐의 특성으로 예열이 필요하다. 예열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족히 10분 정도는 걸리는것 같다. 원하는 온도에 온도가 올라가면, 제품 전면에 있는 지시등이 깜박거리다가 On상태로 바뀌게 되며 이때에 피자를 넣으면 된다.

일부러 화덕안에 손을 넣지 않는 이상, 피자를 구울때 화상같은 안전사고가 벌어질것 같지 않다. 제품 디자인이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가격이 문제이지만, 퀄리티면에서는 수천만원짜리 화덕피자의 성능과 견주어 볼만하다. 여지껏 오븐으로 피자를 구워 나름 만족하면 먹었지만, Pizzaiolo를 만나면서 기존 오븐들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

현재 이제품은 미국에서만 출시 되어 있고, 올해 유럽과 호주 등에서도 발매 일정이 잡혀있다고 한다.  한국에 판매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브레빌 총판사의 코리안마진 가격이 후덜덜 하여, 국내 정발가는 기대되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