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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리아 그리고 나

내가 거주하고 있는 곳은 카이로에서 서북방향으로 250km 정도 떨어져 있는 알렉산드리아라는 도시다. 알렉산더 대왕의 이름을 따서, 또 그가 이곳에 계획 도시를 만들었고, 유명한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 있는 바로 그곳이다. 유명한 지역은 따로 설명하기로 하고, 오늘은 일상에 대한 얘기를 한다.

교과서에서 배운 지중해성 기후를 몸으로 만끽한다. 과연 교사들은 이 지중해성 기후를 알고 학생들에게 설명한 것일까? 시칠리와 그리스에서 느껴지는 기후와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지중해성 기후라고 묶어서 설명해 버린다.물론 나 역시 이 기후에 대해서 디테일하게 설명할수는 없으나, 한여름의 태양빛 아래, 선선한 바닷바람 정도가 내가 느낀 이곳의 느낌이다. 태양빛은 너무 강렬했다. 그래서 업무가 끝난 밤 늦게나 어슬렁 슬리퍼를 끌고 동네 구경을 하곤 했다.

내가 작년 12월에 머물때는 스탠리 브릿지라는 랜드 마크가 있는 곳이었다. 젊은 친구들이 사진기를 들고 다니면서 호객을 한다. 이곳이 이 알렉산드리아의 명물인듯 하다. 밤늦게 바닷 바람을 맞고 걷기 좋을것 같지만, 환경 규제가 없는 나라인 탓일까, 매연으로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다. 이따금씩 바닷바람이 밀려오면 비로서 숨을 쉴수 있었다. 길거리에는 구걸을 취미로하는 어린이들을 쉽게 만나볼수 있다. 경험에 의해서 이들에게 무엇이라도 주었다가는 봉면을 당할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선의로 건낸 동전 한두개가 왜 차별하냐는 식의 권리로 내 몸을 막 주무르며 돈 내놓으라는 경험을 일찍이 인도에서 겪었던 터라 모른척 외면했다.

카이로에서 알렉산드리아를 향할때만 하더라도 나는 운전을 할 수 있다 믿었다. 직선으로 뻗은 고속도로에서는 더더욱 그러하였다. 시내에 들어왔을때 나는 새로운 세상에 발을 얹는다. 고속도로가 끝날쯔음 역주행 하는 차량들을 다소 보았으며, 시내 초입부터 이들은 크략션으로 주변 차들과 대화를 한다. 그 와중에 말이 지쳤는지 엎드려 있다. 마차가 도로를 달린다. 보행신호등이 아주 간혹 있긴 하지만 이를 지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왕복 6차선 이상의 큰 차도에서 이들은 익숙한 모습으로 무단횡단을 한다. 이 무단이라는 표현은 내가 붙인거다. 일상적인 횡단을 한다. 개를 먹지 않는 지역이라 그런지, 사방에 들개들이 깔려 있으며, 이 개들도 능숙하게 차량을 피해 횡단을 한다. 나만 길앞에서 서있었다. 초기에는 주변 사람들을 눈치껏 따라 건넜지만, 2번째 방문인 5월쯔음에는 나 역시 별 문제없이 길을 건너는 모습을 보게 된다. 휴양지라 생각해서 시간이 날때마다 자전거를 타려 했건만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자동차도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도저히 감당 안되 첫날 한번 타고 귀국할때까지 모셔두었다. 두번째 방문일때는 제법 탈수 있을것 같았는데, 첫방문때 받은 강한 부정적 이미지때문에 동반하지 않았다.

유명한 관광지보다는 이러한 일상적인 풍광이 내 마음을 사로 잡는다. 낮보다는 밤에 은은히 묻어나는 불빛에 희미하게 실루엣이 너무 좋았다. 이렇게 걷다보면 10km를 훌쩍 넘겨버린다.

시장은 복잡하다. 그냥 엄청 복잡했다. 원래 시장 놀이도 좋아하는데 대낮의 뜨거운 열기와 사람들 열기에 찌느듯하여 살짝 지나치기만 한다. 딱히 볼만한 제품은 없다.기념으로 이집트 찻잔을 좀 사볼까 했는데, 대부분 방글라데시 제품들이며, 환율로 인해서 그때 그때 판매 가격이 다르다 한다. 굳이 이곳에서 방글라데시 제품을….

시내 중심에 디자인과 실험을 진행하는 오피스와 별개로 차를 타고 30여분 달려야 만날수 있는 작업 공방이 있다. 이곳에 외국인의 방문이 아주 드문 일이다. 사진에 열거된 녀석들과는 사진 공유 허락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한장 한장 폴라로이드로 인화를 해주었기에, 초상권 사용은 퉁치는걸로 한다. 이 친구들이 작업실에 있는 나를 연신 부른다. 그리고 눈이라도 마주치면 열심히 손을 흔든다. “헬로우!! 코리” 공장실 사장은 이따금씩 나가서 아이들을 흝어내지만, 1분도 안지나 또 나를 부른다.

생각보다 해변가 사진이 없다. 이유는 이 해변이 국민의 것이 아닌 일부 개인들이 말뚝을 박아놓고 유료로 들어가게한다. 또 해변가에 늘어선 종합 음식점 몰은 대부분 군부가 차지하고 있다. 이 곳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카메라를 맡겨야한다. 그런데 휴대폰 카메라는 괜찮다고 한다. 이들의 정책은 모를일이다.

대부분 이동은 우버를 이용했다. 하지만 어느순간 이들의 대중 교통을 이용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홀로 모험을 시작했다. 이 트램은 시내 중심에서 포시즌 호텔 쇼핑몰까지 운행하는데 10-5km 정도 거리일까? 한시간 걸린다. 이곳에서 내려 다시 우버를 타고 내 숙소로 들어갔다. 그래도 현지인과 많은 소통을 주고 받은 시간이었으며, 이들과 함께 공유한 사진들(공유힘듬)이 이제는 추억이 되려 대기중이다.

일상에서 만나게되는 많은 표정들… 그리고 열악한 생활 인프라, 다시 돌아가라면 조금은 뒤로 미루고 싶을 정도의 불편함. 그럼에도 반드시 또 가야 한다면 그때는 그때 나름대로의 새로움이 기다리겠지….

2 Comments

  1. 김성준

    게시글 사진이 참 멋있네요.. 클리앙 보고 블로그 찾아 답글 남깁니다.
    클리앙에 남기신 글들 다 읽어보고 제가 구축하려는 비지니스와 유사하기도 하고… 지금 약국비지니스 개발을 시작하는 제 입장에서 너무 멀리가야할 길을 시작한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네요 ㅎ

    아참 저는 의약품도매상 운영을 하고있는 제약회사출신 입니다.
    비대면진료, 의약품배송, 의료기기연동, 키오스크 등으로 현재 낙후되어있는 약국의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새롭게 피봇하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례가 안된다면 개발하신 관련 비지니스에 대한 좀더 자세한 내용과 비전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메일주소 남기겠습니다.

    foggia@naver.com
    010-7663-3651
    (주)와이케이메디 김성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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