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작업의 속도는 붙었으며, 잠시 눈을 돌려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고 나는 그렇게 나의 파트너 아흐메드와 함께 리비아 국경 인근의 시와 오아시스를 방문하기로 한다. 2박 3일의 일정으로 말이다.
출발은 밤 12시였다. 도착해보니 아흐메드의 부친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었다. 버스에 올라 앉았다. 순간 느꼈다. 나는 현지인들만 이용하는 로컬 팩키지 여행에 합류한 것이었다. 이것이 초반 익숙치 않고, 이질적인 냄새가 가득한 조금은 실망스러운 출발이었다. 하지만 뻔한 클리셰처럼, 일전에 경험치 못했던 이색적인 만남과 이벤트의 연속이었기에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몇시간을 달렸을까, 차는 휴게소에 들린다. 우리는 간단한 음식이나 화장실을 들릴수 있게 되었다. 그러는 사이 일출을 맞게 된다. 한 여행객은 잠이 덜 풀린듯 커피를 주문한체 꾸벅 졸고 있다.

휴게소에서 나와 도로를 바라보니 대형 트럭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아흐메드에게 물어보니 리비아에서 물자를 싣고 넘어오는 차량들이라는 것이다. 분단의 역사속에 우리는 육로로 국경을 넘어보지 못하는지라, 이러한 물자 이동이 이색적이다. 특히 트럭위에 막대기를 들고 서 있는 사람이 이집트 국경 세관원으로 막대기를 찌르면서 불법적인 물자들이 들어오는지 확인한다고 한다. 막대기를 찔러넣고 무엇인가를 찾아낼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4명의 친구들이 함께 여행중이었고, 1번 3번이 자매, 2번 4번이 자매다… 금번에 다시 들어가서 이들과 만나 얘기를 나눴을때 이들끼리는 사돈지간으로 각기 자매에게 있는 또다른 남동생과 여동생이 결혼을 했다 한다. 지극히 평범한 이집트 여성들이라고 하기에는 나이가 많다. 다들 처녀다. 참고로 결혼시기는 25-30세 정도인데 이들은 훌쩍 뛰어 넘었다. 특이한 결혼 문화라고 하면 남자는 결혼을 위해 모든것을 다 준비해야 한다. 예식장을 비롯 집과 살림 그리고 여자의 집에 지참금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이곳 남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불 합리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들의 문화이니 그냥 여기서 멈춘다.

이들의 문화적인 배경은 알고 싶지 않았다. 단지 조용한 힐링이 필요했기에 난 이 일몰지가 그렇게 맘에 들었다.2시간쯤 멍하니 보고 있으니 하늘이 스스로 색을 칠해가며 변신을 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휴대폰을 꺼내들고 추억을 건지고 있다. 그런 그들이 내 눈에는 하나의 그림으로 자연 경광의 일부처럼 느껴지게 했다.

한국에서 온 어머님 부대가 내 소개로 금번 여행에 동행을 했다. 이들은 나를 알게 되어 뜻하지 않게 로컬속의 로컬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저녁 식사를 하기전에 옹기종기 모여 얘기를 하는데, 화재는 아흐메드 장가 보내기 프로젝트였다 한다. 나는 부산함이 싫어서 그냥 식당으로 향했다.



오아시스 마을은 자전거로 30분 정도면 충분히 다 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 12월이지만 뜨거워서 여길 꼭 가봐야 하는 생각밖에 없었으나, 팩키지 투어이기에 투정 부리지 않고 그들의 뒤를 따랐다. 그런데 이곳 애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도 큰 관심 없는듯 했다.

버스안은 그야말로 대 난장이었다. 좋지 않은 스피커의 찢어지는 고음, 여기에 몸을 맡겨 덜컹거리는 차안에서 이들은 박수치고 노래하며 춤도까지 춘다. 여기에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 나도 도른자밖에 되지 않을터… 결국 도른자가 되어버렸다.


차가 멈춰서 우리를 소금호수에 내려 놓는다. 소금 광산인데, 땅 자체가 소금밭이고 이를 파내면 이곳에 물이 고인다고 한다. 사해의 소금바다보다 더 염도가 높다고 하니 사람들이 둥둥둥 떠 다닌다. 카메라를 핑계로 나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이로 인해 나는 이들 여행객들의 전속 사진사가 되어버렸다.

가장 기억에 남었던 것은 그래도 사막사파리가 아닐까 싶다. 두바이에 갔을때 50달러 주고 갔던 사파리보다 훨씬 좋았다.


우리 때문에 사파리 투어가 늦어졌다. 우리는 외국인들이기에 경찰서와 군부대에 사막 안으로 들어가는 추가 허가가 필요했다. 이로 인해 일행들은 30분여동안 우리를 기다렸다. 하지만 이집션 타임이라하여 약속시간에 적어도 1-2시간 정도 차이가 나는것에 대해서는 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사파리 차량의 난이도는 두바이것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압도한다. 그럴것이 오래된 연식의 차량이라 더욱더 스릴 넘친다. 굳이 느낌을 말하자면 롯데월드의 바이킹이 두바이것이라면, 시와오아시스의 사파리차량은 인천 월미도 바이킹이라 생각하면 된다. 썰매는 사막이 있는 어디에서나 동일한 썰매 서비스를 하는듯 한다. 이 이또한 패스…


일정이 끝날무렵 해는 떨어지고 우리는 앉아서 이들이 준비한 차를 마신다. 고요한 가운데 이들의 목소리만 들린다. 각기 다들 떠들고 있기에 시끄럽게 들릴법 하지만 고요하다고 느껴졌다.



이들은 집에 나를 보내주지 않는다. 강제 파티행에 들어갔다. 이것도 이들의 팩키지 여행의 프로그램중 하나다. 다들 알 알다시피 무슬림 국가에서는 무슬림들은 술을 먹지 않는다. 이들은 술을 먹지 않고 흔들어 춤을 춘다. 단지 이들이 피워대는 담배 연기에 조금 질식할듯 싶다. 앉아 있다보니 아흐메드 아버지가 내 옆에 앉아서 떠나지 않는다. 이 분은 교등학교 교사였고, 지금은 은퇴한 상태이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와서 들은 얘기는 이들 일부가 헤시시 흡연을 했다는 것이다. 헤시시도 분명 불법이긴 하나, 사회적 분위기는 조금 관대한 편인듯 싶다. 하지만 내 눈으로 이들이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것은 보지 못했다. 나는 만사가 귀찮은 사람이니까… 행여 이들이 내게 권할까 걱정이 되어서 내 옆에 계셨던 것이었다. 다행이도 나는 담배도 피우지 않기에 그것은 괜한 걱정일 뿐이었다.

밖에 나와 하늘을 보니 참 좋다. 삼각대라도 가져왔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