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기같은 글로 시작을 한다. 이상한 만남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며칠전 약국으로 서초구에 있는 법무법인 한곳에서 연락을 받았다. 뭐 딱히 법을 어기며 살지 않으려 노력해서인지, 법무법인 연락이 두렵지는 않았다. 전화를 걸어 담당 변호사와 통화해보니, 우리 제품군에 관심이 있는 중국 회사가 있다는 점. 자신들이 대리해서 우리와 연결하고 있다는 설명…
오늘 아침 미팅을 가졌다. 관심 있다는 회사는 블라인드 컴퍼니로 아직 실체를 드러낼 생각이 없다고 전달한다. 실체를 모르는 업체와 의견을 나눈다는것은 무의미하다 생각했다.
왜 우리제품에 관심을 두냐고 물었을때, 우수한 기술력이라는 답을 들었다. 그때 웃음을 참았어야 했다. 그럼 번지수 잘못 찾은거다. 라고 웃으며 말하자, 한국의 유망한 업체들을 리서칭하는 회사가 있으며 이를 보고서로 만들어 중국의 투자회사와 연결시키주는 비지니스가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변호사는 해당 업체가 이런 서비스를 통해서 우리 제품군을 인지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렇게 말끝을 흐렸다. 단지 우리가 투자를 원하는지, 혹은 매각을 원하는지 우리의 얘기를 들어보는 단계를 확인하는것이 대리인의 몫이었다.
내가 묻기 시작한다. 중국과 한국의 약국 조제 환경은 많이 다르다 알고 있다. 이 제품들이 한국에 특화된 제품들이지, 중국용으로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상대방쪽에서 우리가 계획하는 비지니스 구상에 관심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럼 최근 일이다. 우리는 무료로 모든 제품군을 약국에 보급하고, 약국으로 하여금 제품군을 지원한 도매상에게 일정 금액 이상 사입케 하는 정책을 그들이 노린것이다.’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더 나아가 우리는 실체가 없는 블라인드 컴퍼니를 상대로 대화를 더 끌어가고 싶지 않다.
정 우리 회사에 관심이 있다면 실체를 밝히고 인수 의향서를 혹은 투자 의향서를 제출하라. 인수일 경우 보증금을 납입후에 우리의 자산 가치를 실사하고, 그 뒤에 인수 금액을 상정해라. 그 조건을 받을지 안받을지는 우리 팀원들과 함께 결정한다.라고 말을 끝냈다.
대리 변호인측은 우리 업체말고 복수의 서로 다른 영역의 업체들과 미팅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게 나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모른다. 요즘 동네 귀퉁이마다 생각보다 규모가 큰 만두가게와, 채소가게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대부분 조선족 출신들이 운영을 하며, 중국 자본이 뒤에서 받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 제품을 통해 중국의 기업이 세탁을 하여 한국업체로 둔갑하고 약도매업에 진출한다고 한다면, 나는 어떻게 판단을 해야 할까? 우리의 기술을 인정 받음을 기뻐해야할까? 아니면 알량한 애국심에 이들과의 거래를 내치고 손가락 빨기를 더 해야 하는것일까?
한국에 없는 기술을 국산화하여 공급하려고 했지만, 결국 중국 애들 수중에 들어가는게 처음 내가 시작한 의도와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시장경제 쳬제안에서 이러한 이데올로기적 가치관을 고수하는것이 팜허브라는 보트를 끌고 있는 선장으로서 타당한 일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