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피곤하다(약준모 약사님들에게)

국회의장 순방때 일로 기억한다. 첫 해외순방 참석인지라, 20대 초반 젊은 공무원은 가슴이 떨렸다.

여러 지역을 방문하였고, 기억이 남는 네델란드에 대한 회고이다. 당시 나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이었고, 보건복지위의 업무에 대해서는 무지한 상태였다. 네델란드 어느 한적한 동네에 공장같은 건물이 하나 있었는데, 약국이었다. 그 약국은 일반적인 약국이 아니라, 조제약을 전문적으로 포장해서 해당 약국이나 병원으로 보내주는 공장형 약국이었다. 사실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만해도 우리나라 의약분업이 막 시작되던 때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기억이 지워졌다. 나와 상관없는 일이었으니까…

훗날 보건복지위 소속 보좌관 생활을 할때도 이 일은 기억조차 못하고 있었다.

사실 약사를 만나서 듣게된 약국의 패턴에 더 많이 놀라고 혼란스러웠던것 같다. 언제나 피감기관으로써 복지부와 심평원 건보등을 들여다봤지, 약국 일선에서 벌어지는 또 원시적인 상황에 대해서 그 어떠한 정보도 얻지 못했고, 또 이런 데이터가 없으니 이들을 위한 정부의 보호 정책이 부실했다는것을 퇴직 이후에 알게 되었다.

기껏 그들을 위해 했던 말이라고는, 동일 약품인데, 왜 이름이 다르다고 다른 처방으로 봐야하는가라는 질의를 모셨던 의원을 통해 질의했던 질문지가 유일했던것 같다.

아내가 겁내하는 환경은 미국식 혹은 유럽식 법인 약국이었던것 같다. 그런데 나는 헬스케어 업체들이 온라인 약국으로 진출하는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닐까 생각했다.

변화는 있다. 그리고 내가 왜 하필 그것을 해야할까라는 피곤함도 따른다. 또 본인들이 힘들여 공공의 업무를 해놓고도 정부와 교섭권 자체가 없는 무능한 직능 단체를 함께 보고 있다.

법인약국 혹은 온라인 약국의 거대 자본앞에 버틸수 있는 힘은 커뮤니티가 확보한 기술이다. 기술 공동체로 약사들의 권익을 보호했으면 하는게 내가 갖은 생각이었고, 제품을 어떻게하면 무료화 할 수 있을까가 깊은 고민이었다. 스위스 coop이 막대한 거대 유통 체인을 상대하는 힘도 바로, 기술협동에서 나왔다.

전화에 불이 났다. 누군가 또 내글을 약준모라는 곳에 올렸다고한다. 그들을 자극할 생각도 없고, 그들에게 무엇인가를 강요할 생각도 없다. 또 한국에 있는 동안 국회로 다시 나와달라는 요청이 있기에, 해당 위원회가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이기에, 나 역시 중립적이지 않고 약사 편향적일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정중히 거절을 연겨퍼 했다. 하지만 불행이도 여전히 아내와 어떤 쟁점에 대해서 말하면 의사들의 입장에서 되받아친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내가 국회 있을때만해도, 자료협조는 의협에서 잘해줬기에 그들의 논리를 어느순간 큰 거부감 없이 받아 들였던것 같다.

일전에도 아내와 함께 가까운 약사 한분에 행여 나보고 그들의 커뮤니티에 들어가보냐고 묻길래, 약국 초창기에 법률적 해석이 어떻게 되는지 검색하러 들어가본게 전부라고 말해줬다. 오늘도 마치 내가 그들을 기웃거리는 사람인양 비춰진다고 아내도 얘기를 한다. 아내가 내가 속했던 보좌진들 커뮤니티에 접속하지 않는 이유와 같다. 직능단체의 커뮤니티는 조심해줘야 한다. 내가 그들을 대변할 사람이 아니기에, 그들의 커뮤니티에 관심 가질 필요가 없다. 그것은 예의를 떠나 상식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대신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제품을 개발하는 개발자가 있기에 그부분에 대해서는 관심있게 전해 듣고 있다.

아내의 표정이 일그러진게, 또 뭔가 안좋은 얘기들만 잔뜩 써져 있는것 같다. 그냥 눈가리라고 했다.

내 블로그 유입이 약준모로부터 엄청나게 늘었다. 그러면 적어도 약준모 약사들에게 밝힐것은 밝히려 한다.

조제료를 밝혔다는 얘기가, 당신들에게 그렇게 민감한 얘기인줄 몰랐다. 아내도 내가 국회 있을때 내 월급이 어느정도 되지 않냐고 물었는데 정확했다. 뭐 그게 대단한 일인가 싶었다. 당시 복지부에 아는 국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약국의 조제료 공표가 정부의 대외비 자료였냐고 묻자 웃는다. 이 친구야… 구멍가게도 자기네 수익을 안밝히네… 이게 무슨 대외비겠나?

아내도 병원 약사였고, 나도 일개 공무원이어서 그것이 그렇게 민감하게 받아들이는지 몰랐다. 만약 그 일로 불편한 약사분들이 계셨다면 다시한번 정중히 사과를 한다.

오히려 내가 여러분의 커뮤니티에 기웃거리거나 활동이라도 했으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노력했을텐데, 나는 여러분의 커뮤니티에 접근할 자격이 없다.

내가 개발한 제품이 특허를 받게 되면 굳이 생산을 안해도 된다. 이 특허로 인해서 해외의 제품들이 비싼 가격으로 한국에 진출을 못할테니까 말이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내가 계획했던 역할을 다 한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분들을 위해서 끝까지 매듭 지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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