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약국으로… 약포 검수기 설치편

근래들어 학교 방문 겸 친구 결혼식 참석 겸 해서 스위스에 다녀왔다. 그리고 개인적인 일로 인해서 약국에 조금 소홀했다. 스위스에서 이태리 국경을 넘을때쯤 아내에게 다급하게 연락이 왔다. 화란국에서 두명의 걸리버(장신)가 약국에 방문했다고 말이다. 일전에 ZIUS라는 VISION SYSYEM 업체에서 우리약국에 본인들의 약포 검수기를 테스트용으로 우리 약국에 설치하기로 했는데, 사전답사차 약국에 들렸다고 한다. 190이 넘는 키의 잘생긴 두 명의 화란인들인 만수동 골목길에 오가던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한다.

밀라노에 사는 친구들과 중간 지점인 도모도솔라애서 만나기위해 스위스 국경을 넘고 있었다

다시금 언급하지만, 우리 약국은 따로 스폰서나 광고 계약을 맺고 바이럴 마케팅을 하거나 하지 않는다. 굳이 업체명을 언급하는것도 이 제품들이 쓰이는 곳인 약국이라는 특수 환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번 만큼은 UBcare라는 회사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우리가 쓰고 있는 약 자판기(ATC)와 약포지 검수기가 연동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우리 약국은 약을 포장하는 약포지를 유산지를 사용하는데, 이유는 오직 가격 때문이다. 반면 약포 검수기는 오직 투명해야 검수가 가능하다고 하기에, 테스트 기간 동안만큼 약포지 지원을 부탁했다. 사실 지원 요청을 할때에도 이 제품이 우리 약국보다는 대형병원 약제실이나, 하루 수백명이상의 내방객이 있는 문전 약국에 적합한 제품인데, 그런곳에서 테스트하다가 행여 에러가 나면 큰 사고가 나기에 테스트를 해주려 하는 곳은 없을 것이며, 우리 약국은 테스트하다가 에러가 날지라도 바로 수습할 수 있는 사이즈의 약국이기에 적합한 곳이라고 소개를 했다. 다행이도 이런 설득이 통했는지, UBcare의 담당자분께서 우리약국에서 사용하는 오토팩 업체에 연락을 하여, 필요로하는 분량만큼의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19년 9월 17일 아침 일찍 전화를 받다.

9월 초에 9월 17일경 약국에 설치하러 오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보통 하루 전날 정도에 연락을 줄만한데,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연기 되었나 생각했다. 그리고 17일 당일 나는 여느때처럼 내 개인 업무를 준비하고 있었고, 아내는 약국으로 떠나 버린 후였다. 샤워를 하는 동안 전화가 한통 왔었다. 나중에 아내에게 또 전화가 왔는데, 해당 업체에서 당장 설치하러 온다는 얘기였다. 나는 화들짝 놀라서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약국으로 향했다.

아침 일찍 왔으나, 제품이 도착하지 않아서, 오후 1시 이후에 설치를 시작했다. 설치 과정은 간단했다. 하지만 ATC약자판기의 데이터(XML)를 받아들여야 하기에, UBcare 오토팩 회사가 원격으로 자신들의 약 자판기를 검수기에 호환되도록 커스터마이징 해주고 있었다. 이렇게 4-5시간 씨름을 하였다. UBcare에서 도착한 약포지를 설치했으나, 약포지가 제대로 커팅되지 않았고, 이에 담당자와 통화를 해보니, 전용 커팅기를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 이 부분까지 애초에 부탁을 했었는데, 누락되었나보다. 내일을 기약하며 함께 저녁 식사를 하기로 하고 자리를 옮겼다.

약품 검수기에 대해 묻다

이 약포 검수기는 시간당 5000포를 검수한다고 한다. 이전 초기 버젼은 시간당 2000포라 하였는데, 5000포는 괄목할만한 속도였다. 하지만 초당 1.3포를 검수하는데 속도가 빠르다 할 수는 없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지만, 검수 속도고 세 배정도 더 빨랐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무래도 엔지니어가 방문한터라서 가격등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은 없었다. 이 제품은 유럽과 북미 시장에 100여대 정도 판매 되었다고 한다. 대부분 소비처는 종병이라고 한다. 이도 그럴것이, 유럽이나 미국은 우리처럼 약을 포장지에 넣어서 서비스하지 않는다.(일부에서는 우리처럼 한다고 한다) 처방된 약품을 개개별 박스로 환자들에게 준다고 한다. 반면 종병에서는 우리네처럼 약포장지에 약을 담아서 간호사들을 통해 병실에서 투약케 한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검수 제품의 주 사용처는 종합병원일수 밖에 없다. 아시아 시장에는 현재 중국에 5대가 도입되었다고 한다. 중국 역시 병원 중심이었다. 반면 한국은 대부분 약들이 약자판기를 통해 포장되는것을 보고, 엔지니어는 많이 놀라했다. 내일 오전 일찍 UBcare 오포팩(약자판기 회사) 엔지니어가 약국에 내방하여, 약포지 커팅날을 교체해주기로 했다. 또한 이 검수기와 연동을 하면서, 우리 약국에서 설정한 약자판기 세팅값도 모두 흐트러졌다고 하는데, 이 역시 손보기로 했다. 그리고 난 뒤에 본격적으로 이 제품이 어떻게 검수를 하는지 과정에 대해서, 또 방법에 대해서 약사와 내가 교육 받기로 했다.

약품 검수기 도입하면 얻을수 있는 것들

아직 제품을 써보지 못했지만, 막연히 순기능을 떠올려보면, 이 제품을 통해 검수를 하면, 약사가 눈으로 일일이 검수하지 않아도 되고, 심지어 약사의 수검사보다 정확하게 검수를 완료하기에 약사는 행여 모를 약화사고의 두려움에서 벗어날수 있고, 환자들은 안심하고 약을 복용할 수 있게 된다.(환자들에게는 이러한 비젼 검수를 홍보해야겠지만). 어떨때는 검수와 복약안내가 동시에 이뤄지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지는데, 약사는 검수부분에서 자유해진 만큼 환자 복약안내에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사진이 데이터 베이스화 되어 저장된다. 간혹 약국에 찾아와서 약을 덜 줬다고 우기는 환자들도 있다. 많지는 않지만 진짜 잊을만하면 한번씩 있다. 이러한 데이터들이 훗날 약화사고 시비가 붙었을 경우 유용하게 방어용으로 쓰일수 있다. 마치 자동차의 블랙박스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한달

한달간 우리 약국에서 ZIUZ사의 IRIS약품 검수기를 테스트하기로 했다. 솔직히 가격이 5-6천 만원 이상 되기에, 우리 약국에 들여놓을 여력은 없다. 반면 테스트를 통해서 한국의 약국에서도 문제없이 잘 작동되고,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것으로 증명되면, 하루 5-600건씩 처방을 처리하는 대형 약국이나 종합병원 약국 등에서 도입하는데 도움이 될것이라 생각한다. 아내가 나에게 묻는다. 그럼 우리 약국은 어떤 유익이 있냐고… 우리가 도입도 못하는데 이게 무슨 의미냐는 거였다. “우리는 아니더라도 이런 기술이 한국에 소개되고 도입하는 곳이 생긴다면 약국내 약화사고가 현저히 줄어들것이고, 국민 보건 권익 증대 혹은 약사들의 업무을 줄여주겠지. 외국에는 이런 기술이 있다로 끝나는게 아니라, 이런 제품이 국내에서도 활용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는것으로도 우리 같은 작은 약국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인것 같어.” 그리고 서로 보며 씨익 웃었다. 다음편에는 실제로 검수기를 사용하면서 어떻게 약을 검수하는지 Vision System 원리와 실전에 대해서 정리해보려 한다. 또한 약국에서 개발중인 알약 카운팅 솔루션은 더디가고 있지만, 방향성을 찾아서 천천히 전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