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t to light or lightning picking (part 3)

요즘들어 잉여력이 폭발한듯 하다. 생각난 아이디어들을 끄적이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어제 밤 늦게 가구를 주기로한 독일 업체와 연락을 주고 받는데, 아내는 티비를 보고 있다. 랜선라이프인가라는 프로그램에서 젊은 친구가 외국 사람들과 떼춤을 추고 있다. 아내가 나에게, ‘저 친구 약사야.’ 라고 한다. 쾰른에서 사람들 모아놓고 열심을 춤추는 약사. 쾰른과 그리 멀지 않은 업체에 전화해서 자료 확인하는 셔터맨… 그저 멍하게 티비보고 있는 윤약국 약사… 김광석의 두바뀌로 가는 자동차를 들어야할것 같다.

헬스케어가 이렇게 핫한데, 윤약국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이 어찌보면 너무 시대에 뒤쳐진 내용들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미 고도 산업화된 한국의 시장구조에서 너무 낙후되어 있는 모습이라면서,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이미 윤약국에서 요구했던 모든것들이 다 구현된 약국들이 더 많을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수동적 약국

사실 나도 약국이 갖고 있는 생태계에 대하여 크게 생각해본적 없다. 당연히 이는 내 일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지금에 와서 약사들은 약국을 어떻게 정의 내리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작지만 많은 물동량을 갖추고 있는 물류회사라고 생각한다. 철저히 기능만 놓고 보는 경우다. 이 생각에는 약사들의 철학 따위는 없다. 그저 기능이다. 이 기능을 통해서 약사들 개개인들의 약국에 대한 철학을 담아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여전히 기능에 함몰되어, 약사로써의 철학을 드러내지 못한 경우도 많으리라 조심히 짐작한다. 약국의 조제실이 후졌다라고 말할수있는 이유는 나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한국에서 의사의 오더권은 상당히 크다. 처방권이라고 말하면 더 이해가 쉽겠다. 하지만 이들의 오더권을 비난하지 않는다. 이건 순전히 약사와 의사들간의 문제이다. 하지만 내가 오더권을 말하는 이유는, 모든 헬스케어 IT업체들이 병의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 아닐까? 이 글을 읽고 행여 병원에 간다면, 또 약을 처방받는다면 처방전 안에는 까맣게 생긴 QR코드를 볼수 있다. 이 코드는 병원에서 처방받은 내역을 암호화하여 저장해놓고, 약국의 접수 프로그램에 바코드 리딩하여 디코딩한다. 이러한 코드를 디코딩하는 행위에 비용이 발생하며, 이 비용은 약국에서 바코드 회사에게 지불한다. 약사들이 할 말이 무지 많겠으나, 나는 그들의 대변인도 아니기에, 내가 접한 부분에 대해서만 이어간다. 약국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바코드 사용료를 병의원에서 지불하는가? 내가 알기로는 오직 약국에서만 비용을 낸다. 의사 입장에서 본인이 낸 처방전의 전산처리를 위해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바코드를 사용할 필요는 없는것이다. 아쉬운것은 약국이기때문이다. 아쉽게도 처방전 바코드 전쟁에는 약국은 없다. 오직 병의원에 집중한다.

헬스케어 선두 업체들의 약국내 가장 큰 수입원이 바코드 사업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이 이야기는 약국의 시스템이 좋던 나쁘던, 자신들의 수익구조에는 큰 지장이 없을것이고, 이러한 이유로 약국의 조제 시스템등에 관심으 가질 필요가 없었을테니까 말이다. 국가에서 통합 바코드 얘기를 만지작 거리고 있지만, 이 분야는 엄청난 이권 사업이기에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소비자 측면에서 불편함은, 처방전 바코드 체계가 표준이 아니라, 사설 즉 바코드 제공업체마다 인코딩과 디코딩을 자신들만의 암호화로 진행한다. 이는 서로 호환이 안된다는 것이다. A의원에서 B회사의 바코드를 사용하고, C의원에서 D바코드를 사용한다고 치자. A의원 밑에 있는 약국은 B바코드사와 계약되어 있고,그러면 약국은 오직 B회사의 처방전만 바코드 리딩이 가능한것이다. 반면 C의원에서 발행된 처방전을 약국에 가져오면, 계약이 되어 있지 않으므로 직접 처방전을 전산 프로그램에 입력하거나, OCR을 이용한 광학해독을 해야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이 인위적으로 입력 작업을 통해 행여 원 데이터가 훼손 될 수 있다.(잘못 입력했을 경우). 혹자들은 그러면 바코드 업체 B,D 모두 계약하면 안되냐고 물을것이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영역이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한데, 이 헤게머니를 쥔 업체들이 이를 풀어주질 않는다. 운이 좋게도 우리 약국은 두 회사의 바코드를 모두 활용할수 있는 계약이 되어 있다고 한다. 요즘들어 OCR이 기존의 광학적 영역을 떠나서, 딥러닝과 결합되어 좀더 정확한 변환을 한다고 한다. 바코드 전쟁이 지속된다면, 약사회나 복지부에서는 이러한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해보는것도, 아니면 의료가 지닌 공공성을 내새워 바코드 시스템을 국가 표준으로 지정하고 시행하는 방법도 한 방법이 되겠다. (특정 업체들에게 악의적인 생각은 전혀 없다. 불편함만 토로한다.)
다시 약장으로 돌아오다.

아내와 분명이 업무를 나눴다. 우리가 받는 처방전의 일정한 루틴을 발견하고, 어떠한 기준에서 조제할 약들이 묶이는지, 어떠한 패턴의 사람들이 약을 포장해가지 않고, 통 채로 받아가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라고 말했다. 이건 약사의 영역이니 당연히 약사가 해야한다. 반면 나는 약사의 조제지휘아래 약들을 어떻게 찾고, 꺼내와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이어 가기로 했다.

약장의 기능은 슈퍼마켓이나 보통 리테일 샵과는 조금 다르다. 처방에 의해 어떤 약은 통채로 환자에게 나갈 경우도 있지만, 어떤 약은 약통에서 일부를 덜어서 나가고, 남은 약은 다시 약장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즉 incoming과 outgoing을 유기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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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소개했던,독일 자동 약 수납기인 BD Vmax류의 제품들은  한국 실정에 맞지 않는다고, 독일 Willach사의 담당자가 안내를 해줬다. (Willach 역시 비슷한 제품을 가지고 있다.) 말에 따르면, 한국의 처방약은 약을 덜어서 쓰고 다시 약장에 넣고 해야 하는데, 그리고 본인이 파악하기로는 한국은 한처방에 약을 어마무시하게 많이 먹기에, 각 약통들을 호출할때 걸리는 시간이 평균 10초, 5통을 꺼내는데만 50초가 걸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국의 조제환경으로 인해 독일의 자동 악품 수납 시스템은 의미 없다라고 했다.

 

lightning Picking system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것 같다. 바코드리딩을 하면 어디에 물품을 넣어야 하는지 안내해주는 시스템이다. 넣어야 하는 칸에 불이 들어오고, 하단에는 센서가 붙어 있어서, 물품을 넣었는지 판단하여, 들어온 불을 꺼준다. 이와 비슷한 회사가 미국에도 몇개 더 있는 것으로 보인다.

 

Projection Picking system

천장에 반응형 빔프로젝트를 설치하고, 빛으로 어디에 수납하고, 꺼내와야하는지를 안내하는 좀 더 진화된 형태의 제품이다. 장점으로는 영상이나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위치를 안내하기에 좀더 직관적으로 물품에 접근할 수 있다. 또한 앞서 제시한 피킹 솔루션은 어찌되었든 각 위치마다 설치를 해줘야하고, 전선을 이어줘야하는 등 복잡하다. 반면 이 제품은 설치할 제품 위에 프로젝션을 세팅하면 끝이다. 하지만 뭔가 이게 더 복잡해 보인다. 또한 가격도 가격이겠거니와, 프로젝터 하나가 감당할 수 있는 인식 면적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없다.

 

국내 업체는 없는가?

분명히 있을것 같은데, 도통 검색이 되지 않는다. 검색되지 않는다. 검색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에서 구상했던 스마트한 조제실 약장에 대한 부분은 이렇게 마무리 될 듯 싶다. 이제는 실전만 남은것이다. 조제실 수납장을 최대한 활용하고 편리하게 빼고 넣을수 있게 하기 위한 가구 시스템과, 처방전에 따라서, 해당되는 약품을 전자적으로 신호를 보내 불이 빛나게 하고, 조제자 혹은 조제 보조는 해당 약품을 손쉽게 꺼내서 조제대에 올려놓고, 다 쓴후에는 다시 약장으로 돌려보내는 시스템을….

전에 내 글에 어떤 분이 댓글로, 머리속에 상상하고 있을것 같다라는 제품들은 세상에 대부분 나와 있더라는 얘기… 맞다. 세상에 대부분 다 나와 있긴 한데, 한국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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