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더 단순한 수동 약자판기…

JVM이라는 회사에서 로터리 방식의 수동 약포장기를 구매했었다. 솔직히 거의 쓰지 않는다. 아 돈날렸다. ATC만 두대인 우리약국에 수동 로터리 방식의 약 포장기는 생각보다 손이 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다가 금번 Kimes에 갔다가 UBcare 부스에 들려서 본사 직원들이 생각하고 있는 내용들을 들어보았다. 명함을 받았는데 어디로 갔는지… 과장님으로 기억된다. 역시 업계에 있는 사람인지라, 전후맥락 관계와 정치적 법률적 관계 그리고 현제품의 한계점과 개선점까지 과장없이 단백하게 풀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뜬금없는 내 모습에 아내가, 변태 같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섹슈얼적인 그런게 아니라, 병맛 3류 만화 캐릭터 같다나.. 금번 전시회에서 90포짜리 수동 머신을 보고 난 뒤에, 또 괴랄스러운 상상을 하였다. 오히려 이 제품이야 말로 기존의 전자동 자판기를 누를수 있는 비밀 병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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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제품은 총 90개의 쏄로 구성된 제품이다. 각 쎌마다 분량의 알약들을 올려 놓으면, 이 것이 쎌을 한 단위로 포장시켜 뱉어 낸다. 듣기로는 이 제품은 청구 프로그램과 연동이 안되는 제품이다. 그런데 나는 왜 청구 프로그램과 연동이 안되는지 의문을 가졌다.

자동자판기와 다른 점은, 사람이 손으로 일일이 한칸한칸 약을 넣어줘야한다. 이러다가 실수가 날수도 있겠지만, 전자동 머신에서 나오는 실수 (약이 튄다던지하는 )는 없을것으로 보인다.

 

반자동 머신에 우산을 씌어보자

이쯤하면 변태라 불러도 이해한다. 우리가 흔히 접하지 못하지만, Delta bot이라는 생산성 위주의 초고속 pick & place 로봇이 있다. 이 제품이라면 속도와 안정성 그리고 정확성 면에서 전자동 머신을 능가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을 했다. 사실 이런것은 일개 약국이 해야할 숙제가 아닌, 업체차원에서 접근해야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렇게 우산만 씌워 놓으면 처리할 수 있는 약국업무가 상당할텐데… 국내 업체 한곳과 메일을 주고 받다가, 도저히 개인이 감당할만한 아이템이 아니라서 그냥 잊어버렸다. 문득 수동 포장기를 보니, 떠오르는 생각.

 

누군가 미쳤다고그러면, 반은 맞는것 같다.

 

 

두바이 그리고 가구

IMG_1050.jpg새로운 신 기술들을 찾기 위해 두바이 출장을 다녀온것은 아니었다. 목적이 있는 삶을 요즘들어 실천하고 있는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두바이에 다녀왔다. 솔직히 겁내 별루다. 두바이… 난 덥고, 인위적 환경조성된 지역이 싫다. 베가스도 그 중 하나이다.

오늘은 조제실 안에서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고있는 약장에 관한 얘기이다.

누누히 강조해왔듯, 약 자판기 하나로 약국 조제가 끝나는것이 아니다. 이 많은 약들을 어떻게 정렬하고, 필요한 시점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접근해서, 조제대로 가져오는가가 관건이었다.

재밌게도 약국들은 각자의 처지에 따라 약장 정리 패턴이 다르다. 동일 성분으로 묶어 정리하는 약국이 있는 반면, 우리처럼 가나다 알파벳 순으로 정렬하는 약국도 있다. 모두 제각각이다. 이러한 문제로 약사에게 개인적 일이 발생할 시, 약국을 대타 약사에게 맡기지 못하고, 문을 닫고 휴가처리하는 경우가 태반인것이다. 1인 약국 약사들이 휴가를 쓸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중에 한 부분이다. 돈벌이를 위해 휴가를 안쓰는 경우도 있겠으나,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위해 희생하는 경우도 왕왕있다. 이것이 아내가 나에게 말했던 휴가를 낼 수 없는 이유였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오늘은 약장에 관해서만 얘기를 끌어 갈것이다. 내 글이 마지막으로 향할때쯤이면, 1인 약사들도 자유롭게 휴가를 다녀와도 구멍이 생기지 않는 약국 시스템에 대한 생각들이 다 나올것이라 생각한다.

가장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부분부터 챙기기로 했다. 우선 약장 수납이 좀더 직관적이며,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 현재의 도서관 책장같은 구조의 약품 수납에는 한계가 보였다. 같은 칸에 안쪽에 있는 약들을 꺼내올때, 앞쪽에 정렬된 약들이 흐트러지곤 했다. 또 안쪽에 있어서, 자주 나오는 약품이 아니라면 찾는데 꽤 오랜 시간을 써야했다. 이것이 조제실 안에서 벌어지는 가장 큰 스트레스로 보였다. 급기야 약 뚜껑에 약품명을 써 놓기까지 해야, 그나마 찾아올수 있는 구조였다.

그러다가 문득 Simple human에서 나오는 케비넷 오거나이저라는 제품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제시된 영상은 심플휴먼의 제품은 아니지만, 같은 원리다. 주방가구에 수납된 가젯들을 손쉽게 꺼낼수 있게 해주는 트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사실 잘 안쓰는 주방용품들을 꺼낼때는, 앞에 있는 주방용품들도 모두 꺼내야하는 불편함이 따르는데, 이러한 제품들은 그런 노고없이 손쉽게 필요한 용품에 접근할수 있게 도와준다.

다시 두바이로 얘기를 옮겨본다. 우리 약국에서 필요로할만한 제품이 독일에서 생산하며, 그 업체와의 미팅을 위해서 두바이로 날라간것이다. 한국 실정에 맞는지, 그래서 직접보고 판단하기로 위해서였다. 결론적으로 나는 1대를 구매했다. 그리고 현재 독일 담당자가 운송까지 포함된 금액을 알려주기로 했다. 그 업체는 아직 한국에 진출할 생각도 없고, 단순히 이메일을 보냈거나 했으면 보지도 않고 연락을 안했을거라 했다. 한국에서는 오직 윤약국에게만 제공해주겠노라고 했다. 해외 판매 총괄담당자를 현장에서 만난것이었다. 단지 일개 작은 약국이, 자신들의 가구 하나를 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날라와서 지속적으로 상담한것에 대해서 높이 산다는 얘기였다. 가격도 정상 납품가격에서 엄청 빼주지만, 의미없는 가격이라고 말한다. 한국에 판매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에는 참 많은 가구공장들이 있다. 관련된 영상을 들고 엄청나게 돌아다녔다. 파주, 마석, 심지어 메이커 브랜드를 납품하는 공장까지 찾아가서 해당 영상을 보여주고 제작 가능한지 물어보았다. 돌아온 답변은 불가능이라고 했다. 기술의 대한민국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결론적으로 두바이로 날라가기로 했던것이다. 깊이가 500mm 와 300mm가 있는데, 이론상 500mm짜리 3개만 있으면, 조제실 약들을 모두 수납하고도 남는다. 공간은 1/3로 줄어드는 셈이다.

제품은 빠르면 이번달 안에 받아 볼수 있다. 하지만 약국에 실전 배치까지는 좀 시간이 걸릴것으로 예상된다. 약의 수납과 pick & place는 빠르나, 이 약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커스터마이징을 좀 해야한다. 약장에 바코드 리딩 시스템등을 달아서, 전번에 언급한 Gs1 바코드로 유통이력과 유통기한 그리고 손쉽게 호출하여 접근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함께 연구해야한다.

한글과 알파벳만 알면 손쉽게 수납장에서 약을 찾아올수있는 그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