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맨… 알바로 진화하다

1년이 지났다. 약국이 개국한 이후로 1년이 지난것이다.

셔터맨에서 알바가 되기까지 1년여가 지난것이다.  사실 본 글이 일부 약사들 사이에서는 큰 흉이 되나보다. 약사들 커뮤니티에 내 글의 링크가 걸려있고, 클리앙에서 활동하고 이러한 사용기를 올리는 사람들을 관종내지 머리를 찢어버려야한다는 식의 웃픈 댓글들이 달렸다고 한다.

골자를 따져보니, 약사도 아닌것이 왜 약국 얘기를 꺼내드느냐? 조제료가 얼마인지 제정신이냐 왜 공개하냐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물론 글을 옮긴이도 이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약사분이라 짐작할 뿐이다. 처음 주변 약국들이 보건소에 신고를 하고, 이를 확인하고 추정되는 약국에 항의 방문했을때, 약사도 아닌 당신과 말 섞을 필요가 없다. 약국이나 약사에 대해서 아느냐? 돌려말하고 있지만, 약사도 아닌 너가 나랑 말 섞을 자격이 없다였다.

본의 아니게, 유학을 떠나기전 장기간 나는 여의도 1번지 의원회관에서 의원 딱갈이 생활을 했다. 나는 주로 교육위원회나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었고, 마지막으로 보건복지위에 있을때, 장관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당시 장관후보자는 유시민이었다. 여튼 의료광고 허용이나 병원내 부대시설을 인정하는 의료법 일부개정안의 초안을 작성했으며, 푸드뱅크에 기탁된 음식들이 변질되었을경우 악의적 이유로 기탁된 것이 아니라면 민형사적 책임을 면케해주는 법안등이 복지부 소관일때 작업한 내용이다.

당시 국회를 담당하던 복지부 서기관도 유학을 다녀와 지금은 국장이 되어있다. 시간이 10년이 넘게 흘렀다. 비약사인 내가 감히 약사와 말을 섞을 주제가 되냐는 질문에 답했다. 뜻하지 않게 나도 당신과 똑같은 흑석동에서 대학을 나왔고, 당신도 나처럼 금광약국에서 약지어 먹었을 것이다. 내가 공무원 시절에 피감 기관인 서초동에 있는 심평원에 갔을때, 학교 밝혔다가 여기저기 불려 다녔다. 과장하면 한다리 건너 한자리마다 중대 약대 출신들로 채워져 있었다. 내가 아무리 비약사라 할지라도 약사들인 중대 동문들이 동문으로 받아주지, 앞에 계신 약사님처럼 하대하진 않더라죠.라고 말이다.

글을 쓰는 이유는… 이제 막 시작하려는, 또 준비하고 있는 예비 약사들에게 투박하지만 판단의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또 커뮤니티 공동체안에는 약국의 역할과 그리고 약국 이용자들의 이해를 돕고, 여기에 더 나아가 클리앙 스러운 무엇인가를 나누기 위함이다.

약국은 자리가 점점 잡혀가고 있으며, 약자판기 ATC 장비도 오늘 또하나 도입하기로 하고 결재를 했다. 약국에 방문하는 의원수가 하루 평균 20군데 정도 된다. 12평 남짓 작은 약국에 오만데애서 손님들이 몰려든다. 초기 3개월만 약국에 함께 있고 학교로 돌아갈라했는데, 위층 내과 원장님이 은연중에 말했다. 약사 혼자선 안돼.. 나보고 있어야 한다고…  주변 약국들 신경 안쓰고 자기 건물 밑에 약국이 없이도 10년이나 잘 지냈는데, 우리가 들어오는 바람에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고 있다.  어제는 옆집 과일가게에서 과일을 사고 있는 원장을 발견하고, 상점에서 바나나 한줄기를 들고 약국으로 들고 들어가면서.. “원장님! 잘 먹을게요! GOD Bless you!” 외쳤다. 관계는 나쁘지 않다.

식구를 맞이하다. 클리앙에서…

클리앙 덕후라는 공통점을 지닌 파트타임 직원을 맞이했다. 주 3회 근무이며, 이차저차 다하면 시급 만 이천원 꼴이다. 또 근무일에 조재료 100만원이 넘으면 3만원을 인센티브로 제공한다. 내가 무엇인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면, 클리앙스럽게 풀라고 말한다. 말이 직원이지 작은 임대업을 하는 친구인지라 시간이 많다. 그래서 약국을 돕기로 했다.

 

식구가 생긴이후로 난 다시 책을 읽는다. 그리면서 짬짜미  약국에 관련한 다양한 컨텐츠들에 접근한다. 그러면서 내가 접근했던 클리앙스러운 시스템들, 진행 과정 결과등에 대해 간단히 나눠 볼까 한다.

  1. 약국!! 독일 기술을 탐하다

약국의 중요한 일중에 하나가 약들을 잘 보관 관리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약사의 직능이라고 생각되진 않았다. 약을 저장하고 관리하고 유지하는것에 약사들의 에너지가 필요 이상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ROWA라는 독일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다가 나보다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외과 의사를 하고 있는 후배에게 부탁하는게 낫지 싶어서, 접근을 했다. 결론적으로 한국 작은 약국에서 회사를 설득하고 도입하는데는 신뢰에 문제가 있었다.

이 제품은 모듈형으로 3-4평 규모로 조립할 수 있으며, 약통을 쏟아부으면(옵션 킷) 지가 알아서 정리를 하고 수납한다. 냉장보관이 필요한 약품은 냉장칸에 자동으로 집어 넣는다. 일반약 전문 의약품, 그리고 심지어 향정약품까지도 일괄적으로 수납이 가능하다. 원래는 지금쯤 독일회사에 방문해서 협상을 할까 싶었는데… 앞서 말했듯 윤약국에는 관심을 안줬다.

2. 노인환자들을 위한 약 달력 제작

최근 북미권에서도 약을 포장해서 제공하기 시작했다. 사실 미국하면, 약을 각기 주고, 복용 방법에 대해서 약사들이 설명하고 약을 내보낸다는데, 이를테면 약이 3종류이면 3개의 통을 주는거다.  그러던 중 multi med home kit이라 불리우는 약 포장을 접하게 됐다. 노인네들이 가끔씩 약이 부족하다고 오기도 하고, 약이 많이 남아서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약국이 그들의 복용패턴까지 챙길수는 없다. 하지만 고민은 해봐야 하지 않나 생각을 했다. 어린시절 필자는 정리정돈을 잘 못했다. 특히 버스회수권을 잘 잃어버렸다. 버스회수권은 몇십개를 함꺼번에 사면 할인이 되었기에, 주로 이용했지만, 잦은 잃어버림에 아버지가 묘안을 냈다. 어느날 집에 와보니, 아버지가 달력에다가 스테이플러로 버스표를 붙여 놓으셨다. 그 뒤로는 나는 잘 잃어버리지 않았다. 멀티메드홈킷을 보고난 뒤 나는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렸다.

이 제품이 좋은 점은 우선 장기 복용자들의 약포장의 부피가 상당히 적은점. 그리고 하나씩 뜯어 먹으면서 카운팅하기 쉬운점이 있는 반면, 손으로 약을 심어야 하는 불편함이 걸림돌이었다. 장기적으로 우리 약국은 이런 방식의 포장으로 바꾸는게 좋겠다 생각하면서,

자동화 기계가 있나 검색하기 시작했다.  있다. 웅장하다. 약을 담는 카세트를 만들 필요도 없다. 최대 560개의 약품이 저장되고 조제 가능하다. 고마웠다. 오토팩!! 잘가라! 캐나다에 전화를 걸었다. 시차도 있고 해서, 미국사는 형에게 부탁을해서 교섭을 했다. 결론적으로 그 회사에서 지금까지 연락이 온다. 화상회의하자고… 3억정도 비용이라는 말에 등을 돌렸다. 그리고 뒤돌아 보지 않는다.  대신 수동이나마, 치매로 의심되는 환자들에게는 우리가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multi home med kit으로 제공하고자 샘플링 제품을 들고 제작 업소를 찾고 있다.

3. 키오스크를 없애고 싶다.

로컬 약국 1호 키오스크 도입이라는 타이틀은 안았다. 그로인해 많은 인터뷰도 하고, 키오스크 업체는 집사람 약사를 모델로  광고지 만들어서 막 돌아다니고 있었다. 100% 초상권 침해. 두고보자 크레소티…   여튼, 우리가 쓰고 있는 키오스크는 CN이라는 회사에서 개발하였고, 현재는 형제회사인 크레소티에서 사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대신 CN에서 우리만큼은 직접 관리한다.  여기 담당자가 요즘 말로 약을 빨았다. 진지하게 나는 키오스크를 없애고 싶다고 전달했고, 그 이후에 과정에 대해서, 1년간 축적된 DB와 CCTV를 통해 살펴본 이용자들의 패턴과 습관들에 대해서 논의했다.  빠르면 금년안에 무엇인가를 내놓을것 같다. 키오스크 1호점이 키오스크를 버린 1호점이 되길 희망하면서 말이다. 아직은 대외비라는 타이틀이라서 이것은 차후에 소개하려한다. 힌트는 비젼 머신러닝정도이다.

4. 약국 일본을 탐하고 싶은데, 일본어는 안된다.

Langgasse st. 70 c Bern CH-3012… 이게 스위스 집 주소 맞나? 여튼 살던 집 옆에 일본 여자애가 조금만 매력적이었어도 , 일본에 연락을 해봤을텐데… 일본어 기능 탑재가 안되어 있다. 아직까지는 약국안에 현금 비용이 높다. 키오스크에서 현금 버튼을 누르는 손님들이 오면 거스롬돈 계산하기에 바빠진다. 일본에 갈때마다 놀란게 이러한 현금 입출금 기계다. 직원이나 약사가 돈통을 열 필요없이, 잔돈이 자동으로 계산되어 나오고 그냥 넘겨주면 된다. 왜 한국 업체는 이런걸 개발하지 않나?

 

5. 오토팩이라 약국 자판기를 바라보면서… 이건 넋두리.

어찌보면 약국에 쓰이는 기계는 B to B이지. B to C가 아니다. 이 말은 운용하는 방식이 엄청 시대착오적이다. ATC라는 약 자판기를 운용하는 소프트웨어를 보고 있노라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한 처방전 안에 다수의 처방이 나오기 부지기 수이며, 이를 효율적으로 정리하고 넘겨주고, 또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는 없다. 그저 input , output만을 기다리는 바보일 뿐이다. 하도 답답해 UI를 직접 그렸다. 그리고 아내에게 가성의 화면으로 내가 그린 UI를 테스트해보라 했더니, 편하다고 한다. 나같은 아마추어의 손재주만도 못하다는 것은, 기계를 활용하는 약사들에 대한 지원이 소홀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1대 더 도입을 했다.

 

이쯤하면 사람들이, 혹은 다른 약사들이 물을지도 모른다. 도대체 뭐하는 거냐고…

또 꿈을 하나 그리다. 여기서는 조재료 현실화나 환경에 대한 모든것을 내려놓고 그냥 꿈을 하나 던진다.

나는 약사들이 의사들처럼 당신들의 데스크를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약이 조제된 약이 약사에게 들어오면, 약사는 환자를 방으로 들어오게하고, 약 복용에 관한 전반적 안내와 지도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내에게 이러한 얘기를 하자, 어찌보면 이러한 환경이 약사 직능 본연의 기능이 아닐까 싶다한다. 지금 내가 빠져도 약국은 잘 돌아간다.  손님들은 1년전에 비해서 400% 늘어났지만, 약국 업무가 그리 버겁지 않다고 한다. 대신 아내도 해외 레퍼런스들을 살피면서 공부하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약국에서의 행해졌던 많은 노동들을 정리하고, 기계화시켜놓으면 약사들이 노동에 취해 병약한 모습으로 환자들을 대하는 모습은 사라지리라 믿는다. 농을 던지면 북한 김정은은 그저 완성된 핵무기 하나 갖고 싶었을 뿐이고, 나는 잘 완성된 약국 솔루션을 갖고 싶었을 뿐이다. 현재 셔터맨은 고의적으로 약국에서의 시간을 줄여가고 있다. 본인의 원래 업을 위해서도, 그리고 아내와 하루 종일 붙어 있는게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것 같아서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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