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도 귀찮다.

약국 옆에 과일가게가 있다. 약국에 방문하는 손님들..(손님이라 쓰고 환자라 읽는다.)에게 ‘반갑습니다. 또오세요!’ 라는 말을 꺼낼수 없는 상점이 약국인 것이다. 좁은 닭장 같은 공간에 하루 종일 있노라면, 미쳐버릴것 같다. 무엇보다 잠시 중단한 학업에 마음이 편치 않다.  이러한 생각에 무거워지면 여지없이 과일가게에 가서 앉는다. 그리고 오가는 사람들에게 과일 호객을 한다.  약국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내가 약국을 떠나 땡땡이 치는 공간이 바로 옆집인게다.  초창기에는 과일집 아들이냐로 시작해서,한 3개월 지나서는 약국 청년이 여기에 와 있어? 땡땡이 치지말고 얼렁 약국 들어가요! 라는 장난어린 꾸지람도 받는다. 근래들어서는 그냥 과일을 골라 나에게 돈을 주고 간다.  며칠전 과일가게 앉아 있는데, 위층 내과 원장이 내려오다가 나를 보고, “맨날 나와 있어?”라고 묻는다. 누누이 말하지만, 내가 약사가 아닌지라, 의사와의 관계가 굳이 어색하지 않고 편하다. 원장의 얘기에 옆에 있던 과일집 아줌마가 원장에게 “송박사가 여기 앉아 있다가, 병원 물어보는 사람들 있으면, 원장님한테 다 보내요!”라고 말하자,  나보고 박사야?라며 반문 한다. 이전에 원장에게 가서 나를 도련님이라고 부르던 할머니가 계신데… 아마도 그 정도의 별명 쯤으로 받아들였다. “아놔 여기 앉아 있으니까, 진짜 사람을 셔터맨으로 보나? (내가 스위스 학교 다녀오면서 초콜렛도 사다줬건만… 무슨 내가 요들송 배우러 간줄 아나?)…

“셔터맨 맞잖아!! ” 바뀐 신호등에 건너가며 “수고!” 이러고 사라진다.

그렇다! 나는 셔터맨이다. 원장님과 작별인사 후 마감을 하러 약국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묘한 꼬리꼬리한 냄새가 난다. 매일 닦고, 쓸어내는데도… 뭔가 그렇다.약국의 위생문제는 상당히 중요하고 민감하다. 하지만 집사람의 얘기를 들으면… 약국이 그리 깨끗하게 관리되는 곳은 아니다라는 말에 조금 놀랬다.

약국 개국전에, 집사람과 홈쇼핑을 보다가 파워스윙 물걸레 진공 청소기를 발견했다. 그것도 무선이다. 냉큼 구매를하고, 약국의 매인 청소기로 활용했다. 또 차이슨이라 불리우는 중국제 무선 진공 청소기를 서브로 두어서, 구석구석 쌓이는 먼지를 제거하는데 사용하였다. 이론적으로는 완벽한 청소 솔루션이다. 10평 남짓한 공간 청소에 이보다 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파워스윙물걸래 청소기

현재에도 홈쇼핑에서 종종 판매를 하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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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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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왔습니다.

헤드가 묵직하여, 제품 손잡이를 바닥으로 강하게 누르듯 밀지 않아도 된다. 물걸레 청소기는 헤드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좋다고 하던데, 충족이되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무선이 주는 편리함은 WIFI와 LAN 정도의 차이라 느껴진다.

파워스윙이라는 제품이 헤드가 무거워서 잘 닦이긴 한다. 극세사 걸레도 2조(4개), 청소를 끝낼수 있다. 이 걸레는 약국에 설치된 세탁기에 넣고 빨면 그만이다. (약국에는 식기세척기까지 들여놓았다.)문제는 계절이 변하면서 함께 발견됐다.  여전히 냄새가 난다. 걸레에서 꿈꿈한 냄새가 나는것도 아니다. 약국 바닥에 눌러 붙은 찌든 냄새가 불쾌감을 던진다. 타일 전용 세제를 찍찍 뿌려가면서 닦아도, 닦을때 뿐이고 조금만 사람들이 왔다 가면 다시 역한 냄새가 올라온다. 청소기를 이용하여 청소를 한곳은 깨끗해 보이지만, 휴지에 물이라도 묻혀 한번 닦아보면, 휴지가 새까맣게 변한다. 수세미로 닦아보라는 약국앞 노점 할머니의 말에, 수세미를 구해서 밀어보니 과연 찌든때가 사라진다. 오호호… 그런데 이걸 언제 하란 말인가? 파워스윙 청소기… 물론 좋다. 하지만 약국에 사람들이 신발을 벗고 들어오지는 않는다. 가정용 청소기의 한계가 느껴졌다.

바스웰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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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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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왔습니다.

폭풍 검색을 통해 바스웰이라는 곳에서 폴리싱 방식의 헤드를 채택한 욕실 청소기를 발견하여 주문을 넣었다. 물건을 받아들고, 아내에게 보란듯이 떠들었다. 내가 바닥냄새 죽여주겠어라고… 중성 세제를 뿌리고 바스웰을 작동시키니, 까만떼가 일어난다. 그러면서 바닥 타일 본연의 색이 드러난다. 하지만 작동 20분만에 포기를 한다.

포기의 이유는 첫째, 세제물을 만들어와야하고, 이를 바닥에 골고루 뿌려야한다. 이는 모든 손님이 나간 야심한 시간에나 가능하다. 두번째, 잔뜩 거품을 낸 바닥이 미끄럽다. 떼를 불려놓았으면 이를 다시 닦아내야 하는데, 마른 걸레로 닦아내야한다.마지막으로 바스웰의 솔이 너무 작다. 아무리 쥐구멍만한 약국이라고 하더라도 이 작은 솔로 청소를 하다보면 암이 걸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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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왔습니다.

 

대륙의 실수 차이슨 청소기… 결론적으로 내 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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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는 다이슨 제품을 쓰는데, 성능이 이에 비슷하다는 식의 광고에 속아서 구매를 해버렸다. 초기 성능은 나쁘지가 않다. 하지만, 먼지뭉치들이 dirty bin에 조금이라도 쌓이면, 성능은 상당히 떨어진다. 그 떨어지는 성능을 바로잡기 위해, 청소기를 수시로 분해해서 먼지를 제거해주는 모습이 우스꽝 스럽다.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받아들인다.

기존의 청소 방식

차이슨 진공청소기로 우선 눈에 보이는 먼지청소를 하고 난 다음에, 파워스윙 청소기로 극세사 걸레에 물을 적신후  닦아냈다.  이 공식으로 청소를 해왔는데, 쌓이는 불쾌한 냄새에 중간 단계에 바스웰을 추가했던 것이다.  즉 차이슨으로 큰먼지 청소, 바스웰 욕실 청소기를 이용해 물청소, 그 다음 파워스윙에 마른 걸레를 달고 닦아낸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불편함에 욕실 청소기 바스웰을 청소 일정에 추가할수는 없었다. 또한 바스웰을 이용한 청소가 될 경우 한시간은 족히 걸린다.   또 청소후에 남은 오염된 걸레들을 빨고 너는것도 일이다. 위생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한 청소 방법을 찾아야 했다.

주변 약국들을 살펴보다

주변 약국들이 어떻게 청소하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주변 약국들은 전산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양동이에 물을 받아와 대걸레질을 하고 있었다. 마치 청소를 해야하는 하나의 의무처럼만 보였다. 당연히 그렇겠지만, 청소는 그들이 하는 일중에 한 일부에 지나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도움이 되지 않았다.

원칙을 세우다.

‘습식청소기여야하며, 청소는 15분 안에 끝나야하며, 과정이 복잡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뒤처리역시 깔끔해야 한다. 기왕이면 무선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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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하고 있었는데(고민만 했다, 주문을 한 기억이 없다), 물건이 도착했다. 나는 아내를 피해 약국앞 도로 건너 나무에 숨어 약국안에 있는 아내를 살펴봤다. 청소기 가격만 140만원… 길가다 주웠다는 핑계도 안통할 사이즈다. 아내로부터 이해한다고, 용서하겠다는 문자를 받고서야 약국으로 돌아왔다.

구매한 제품은 카처에서 나온  br30 /4c 라는 제품이다. 습식 물걸레 청소기다. IMG_0498.jpg

 

무선 제품이 있긴 하나, 국내에는 정식 유통 되지 않았다. 이 제품의 몸통에는 두개의 물탱크가 있다. 세제와 물을 희석해서 넣는 탱크와, 청소를 통해 생긴 오염수를 저장하는  탱크가 그것이다. 우선 전원을 넣자 꽤나 시끄러운 모터 소리가 난다. 당연히 이 제품은 가정용이 아닌 산업용이라 그런것 같다.

우선 청소시간은 13평 약국전체를 할 경우 10분 이내이다. 묵은떼가 다 벗겨진다. 제품 자체 무게와 물통까지 얹고 있기에, 청소기 솔에 상당한 무게가 더해져 더 깊고 깨끗한 청소가 된다.  청소 솔은 빠르게 회전하며, 그 위로 물이 흘러 나온다. 물에 젖은 솔이 바닥 표면을 거칠게 닦아내고, 솔 앞뒤로 위치한 진공흡입관이 더러워진 바닥표면의 오염수를 흡입하여, 바닥을 따로 건조시킬 필요가 없다.  청소 후 오염수를 버리는데, 청소전 약국에 베어있던 좋지않은 냄새가 오염수에서 났다. 또 매일같이 청소했지만, 새까만 꾸정물이 쏟아졌다. 만족스럽다. 단 진공 흡입관의 폭이 좁다. 행여 큰 먼지라도 걸리면 오염수의 흡입이 잘 되지 않기에, 차이슨으로 눈에 보이는 먼지들을 우선 정리해준뒤에 사용해야한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도 하기 싫다.

처방전 일 평균 90-100개 수준의 작은 약국이다.  13평에 월 임대료 530만원 (VAT포함), 직원을 채용하기에는 아직 여력이 없다. 그나마 기대가 되는 부분은, 우리 건물 위층에 있는 내과의 처방전 수용률이 단지 30-40%에 지나지 않다는 점. 내과 특성상 약국 충성 고객이 많다고 하는데, 후발 주자인 우리가 6개월안에 망할거라며, 내과 원장을 찾아가 장담하던 주변 약사들의 저주와 달리 우리는 8개월째 영업중이며, 평균 월 조재료가 1600만원이상으로 올라왔다. 말했듯 내과 처방전 흡수율이 시나브로 늘어나고 있는점, 타 건물 병원으로부터 일부러 찾아오시는 환자들의 수가 일평균 40여명으로 나름 선전하고 있다.  아직은 아니지만 약국내 직원이 필요하리라 느껴진다.약국에서 중요한 일중 하나는 청결 위생이며, 이는 청소라는 행위로 귀결된다.  고객의 만족만큼이나 함께 일하는 이의 만족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걸레를 빨러 다니지 않아도 되거니와, 또 힘주어 박박 밀지 않아도 된다. 약국 청소가 엄청 단순해졌으며, 물리적으로 쾌적해졌다. 출근하면서 약국 문을 열고 들어왔을때 맡은 이상하고 역한 냄새도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