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열따위에 잠을 뺏길소냐? 셔터맨 번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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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장난감

약국에 택배가 하나 도착했다. 아내 눈초리가 따가움에도, 나는 눈빛하나 변하지 않고 물건을 들고 조제실로 향했고, 아내의 눈동자는 내 뒤통수를 사정없이 후려갈겼다. 눈빛 하나 변하지 않고 들어오긴 했다만 다리는 후달렸다. 부인이 갑님.. 나는 셔터맨이기 때문이다.

전에 이 제품을 스친적이 있었는데, 모양새가 제법 못생겼고, 투박했으며 실생활에 그리 유용해 보이지않을것 같아서 그냥 기억 한편에 고이 모셔 두었다.

위층에 있는 병원은 9시에 문을 연다. 그런데 우리는 평균 8시 30분에 도착을 한다.  퇴근할때 청소를 싸악 끝내고 들어가기에, 그렇게 빨리 문을 열 필요가 있겠는가? 철저히 내 입장에서이다. 이른 아침 약국을 들리는 손님들을 위해서 빨리 열면 좋겠지만, 앞서 말하지만 약사 아내와 셔터맨 둘만으로 운영되는 약국인지라,  또 한 병원을 독점적으로 유치하지도 못하고 사방에서 들어오는 처방전을 처리해야하기에, 체력 소비가 심한 편이다.  그러기에 아침에 10분만 더 자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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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C라 불리우는 약 자판기(자동 포장기)

문제적 녀석은 바로 이 약자판기다. 이 자판기는 예열을 필요로 한다. 이 예열은 약포장지의 접착 기능을 활성하 하기 위함이다.  정확한 시간을 측정해보진 않았지만 대략 10분 정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한동안 추웠다. 집에 들어갈때, 휴대폰을 통해서 아파트 난방 보일러를 켜놓는다. 사물 인터넷 기술로 인해 원격으로 실시간 보일러 제어가 되는 것이다. 왜 우리 약국 약자판기는 수천만원하지만만 자동 on off되는 스케쥴링 기능이 없을까? 이러한 고민을 하던 찰라에, 출근길 사고 차량으로 인해 도로가 많이 막혔고, 우리는 9시 3분에 약국에 도착을 했다. 문은 열었다만, 약자판기가 마음을 열지 않고, 옹졸하게 예열만 하고 있다…………. 속으로 해결하자! 외치고, 전에 봤던 투박한 녀석을 떠올렸다.  전원키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멀티탭중에 절전 멀티탭에 붙어 있는 on off스위치처럼 생겼다. 물건이 도착하자 마자 바로 약자판기에 붙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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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완료된 모습

원리는 간단하다. 동영상에서도 보듯, 버튼을 눌러주는 역할을 한다. 생긴것은 투박해도, 직관적이다. 힘이 나쁘지않아서 조금 뻑뻑한 스위치임에도 성공적으로 눌러준다. 제품은 물리버튼은 없고, 동그란 원이 터치버튼이다. 그 버튼을 눌러도 제품이 작동한다. 이 제품은 블루투스로 제어가 가능하다. 블루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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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 제어만 가능하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굳이 이 녀석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이 제품은 프로타라는 제품과 연동하여 외부에서 원격조정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Prota라는 제품이 최저가인 곳에 주문을 넣었다. 하지만 당신들이 더이상 제품을 구할 수 없고, 조만간 새로운 버젼이 나온다고 한다면서 취소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굳이 prota없이도 외부에서 조정가능한 app이 나오는데, 우선 베타테스터 계정으로 등록시켜주겠노라 했다. 등록은 했다만 뭐 어찌 쓰라는건지 잘 모르겠다. 이쯤하면 망이다. 핵망까지는 아니어도… 망이다. 갑님의 뜨거운 시선을 녹이려면 뭔가 또다른 돌파구가 필요하다.

다행이도 이제품에는 타이머 기능이 있다. 원하는 시간대와 요일을 설정해 놓으면 그 시간대에 작동을 한다. 우선은 그 기능을 쓰기로 했다. 테스트를 해보니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약국 휴무일등을 스스로 파악할 수 없는 타이머기능은, 일정 부분 사람이 인위적으로 조절을 해줘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설 연휴가 끝나면 해당 업체에 연락을 취해서, 내 환경에 맞게 세팅하는 법과 원격 제어에 대한 설명을 들어야겠다.

오늘 아침 약국에 들어왔을때, 이미 약 자판기의 예열이 끝나 있었고, 바로 약을 조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10분을 더 자고 싶은 마음이 적지 않지만, 행여 모를 지각에 대비하여, 보험의 성격으로  구비하였다고 아내를 설득하고 있다.

약사와 셔터맨으로 구성된 이 작은 약국의 버젼은 0.5에 해당된다. 본 약국을 방문하고자 문의 주시는 연락이 적잖이 있음을 보고, 두려웠다. 평균 일 처방전 건수가 100건 미만인 12평 남짓 소형 약국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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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클리앙 덕후력에 한번 부탁을 드릴것이 있다. 아 이젠 부탁 모드라 경어체로 해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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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정면에서 보면 3개의 등이 내려와 있다. 이 제품은 필립스 Hue이다. 이 제품은 등의 색을 자유롭게 바꿀수 있다. 이 세개의 등은 서울 남산 타워를 모티브로 했다. 남산타워의 조명은 서울의 대기오염상태에 따라서 조명 불빛을 달리한다고 한다. 사실 관심있게 직접 보지 않았지만, 언론을 통해서 상식적으로 알게 되었다.  약국에서 판매되는 다빈도 제품중에 마스크가 있다. 감기 때문에 쓰는 마스크도 있지만, 황사등 대기 오염에 따른 마스크 구매도 적지 않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또 생각없이 약국에 들렸다가 대기 오염상태를 체크하고, 마스크 판매 매출로 돌릴수도 있고해서 아이디어를 냈다. 기상청의 대기오염 수치를 가져와서 그 수치에 맞게 등의 색이 변하게 하자가 내 의도였으나, 구현을 해낼 방법이 내겐 없다. ifttt.com에 가보니 응용해볼만한 클립들이 있어보이는데 나에겐 벅차다. (도움 주실수 있는 분들이 계셨음 좋겠습니다)

여전히 게으른 셔터맨은 불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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