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 셔틀을 타고 호텔을 떠나 공항을 향한다. 셔틀버스는 이미 만원이었다. 중국사람 서양사람 그리고 한국사람… 뭐 그렇게 뒤엉켜져 달리고 있었다.
사람은 판단의 기로에 설때가 있다. 특히 여행중에는 그 판단에 따라서 전혀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그 때가 너무 이르게 온것이다. 지난밤 내린 공항으로 데려가주는것이 아니라, 내가 평소 알고 있던 베이징 공항청사를 향해 가고 있었고, 그 대기장에서 몇몇 사람들이 내렸다. 분주한 손짓발짓으로 남방항공을 연신 외친다. 옆에 있던 중국인 아저씨가, 다음번에 내리면 된다라고 말해줄때까지만해도 어떠한 판단을 해야할지 머리를 굴렀다. 이곳에서 내려서 확인후 아니면 택시를 타고 다시 가야하나? 반대로 내가 내리는 곳이 아니라면 택시를 타야하는데, 나는 중국돈이 없으니까, 이들에게 유로를 주면 받일지… 뭐 이런 쓰잘데 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행이도 맞게 찾아왔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야 내가 내리고 탔던 공항이 2터미널이라고 말 하지만, 당시만해도 전혀 다른 공항이라고 판단했다. 몸이 좋지 않았으므로, (이 몸은 1월 초까지 계속 골골거렸다.)입국심사를 받는것 자체가 더 성가셨다.
캐리어는 이미 한국서 수화물로 보냈고, 카메라가방, 손가방, 그리고 각자 백팩 하나씩 들고 있는데 중국은 수화물 검사가 더 엄격하다. 특히 배터리에 관해서는 정밀하게 본다. 수화물로 배터리를 보낼수 없기에 모든 충전 배터리는 내가 직접 들어야했다. 카메라 배터리 3개, 드론 배터리 3개, 그리고 오즈모라는 핸드헬드 짐벌 배터리 4개, 노트북하나, 그리고 애플워치 충전배터리까지… 누가 문득보면 사제폭탄을 싣은 가방하나라고 해도 될만큼 오타쿠스런 제품들이 많이 들려 있어서, 하나하나 묻고 설명하는데 시간이 걸린것 같다. 내가 섰던 줄에 있던 사람들의 눈총이 느껴진다. 수화물 검사 대기가 길어지니까 말이다. 속으로 외쳤다.’미안타. 니들 똥밟았다.’
남방항공은 코드쉐어를 통해서 KLM과 공동 운항한다. 내가 탄 비행기는 KLM이다. 역사가 깊은 항공사인만큼 비행기가 노후했으리라 짐작했고, 딱 예상했던 만큼이었다. 중국사람들과 비행기를 타면 이전에는 많이 피곤했다. 항공매너를 기대할 수 없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요근래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만큼 그들도 비행기문화에 익숙해진거라 생각들었다. 내 옆자리 할아버지만 빼고…
나에게 자꾸 중국어로 뭐라뭐라 한다. 목에 니콘 카메라를 메고 있고, 연신 창밖으로 셔터를 날리는 모습을 보면서, 이양반 첫 여행이구려라는 생각을 했다. 자꾸 뭐라뭐라 말을 거는데 알아듣지는 못하겠고, 승무원들은 당연히 내가 중국사람인줄 알고 통역해서 그 영감님이 뭘 드실지, 뭐가 필요할지를 물어보라는데, 곤란했다. 승무원에게 나는 한국사람이고 중국말을 모른다했다. 그러니 웃기만 하더라… 그리고 아저씨에게 말을 했다. 어짜피 영어는 굿바이, 헬로 수준일테니, 내 주변 중국 애들이 내게 했던 말 들 중 기억이 남는 말을 그냥 대충 해버렸다. “한서어엉, 한구러”, 서울, 한국… 이 말을 듣자 내가 중국 사람이 아니라는것을 깨닫았는지 한동한 잠잠하다가, 암스테르담을 외친다. 솔직히 영감님에겐 미안하지만 리스본으로 간다고 설명하지 않았다. 할 수도 없었다. 그래도 그분은 내 덕에 기내 서비스 하나도 안놓치고 다 챙겨 드셨다. 적어도 그분에게 난 의인이다.
암스에 도착하기전 비행기 안에서, 3mobile사의 유럽 로밍 심을 교체하였다. 한달 10기가에 2만 5천원이었던것같다.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를 했다.
3G지원이지만, 그래도 요긴했다. LTE가 굳이 필요하진 않았으니까.
스키폴 공항에서 내린 후, 환승을 향해 갔다. EU국가들의 공항시스템은 대체로 국내선과 국제선청사로 나뉜다. 국내선은 EU가입국 전체에 해당된다. 국내선끼리는 입국신고는 간단하고, 출국신고는 따로 하지 않는다. 반면 비 EU에서 입국을 하거나 할때는 심사가 철저히 이뤄지는데, 우리는 환승 심사에서 전신 x-ray를 찍었다. 물론 설명을 하는데, 구찮아서 엑스레이 찍겠다 했다. 거부할 경우 재래식으로 사람이 봉 들고 수색을 한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이다. 감사한것은 그 많던 중국 사람들이 경유를 하지 않고, 대부분이 암스에서 내린것이다. 그래서 환승 심사대는 대기자 없이 조용했다.
사실 암스에서도 6시간정도의 텀이 있었다. 시내 구경을 하고 갈까 말까 고민했는데, 몸이 너무 좋지 않아서 바로 환승대기로 넘어왔다. 그리고 캡슐호텔을 발견하여 몸을 맡겼다. 오환이 있었다. 대기시간내내 캡슐호텔에서 이불을 덮고 있었다. 그래도 추웠다.
후에 느낀것은 이 캡슐호텔에서 4시간을 보냈는데, 81유로가 나왔다. 돈이 아까웠다. 아 쓰지말아야할 돈… 또 랩탑용 아답터를 가져오지 않아서, 89유로를 주고 구매를 했다. 첫시작부터 엄한데 돈을 쓰기 시작했던게다.
암스에서 리스본까지 3시간의 비행시간이고, 시차는 1시간이 난다. 영국시간과 리스본은 동일하다. 리스본에 도착한 후에, 출국장에서 빨간 수화물을 찾았다. 그리고 출국장에 맏닿아 있는 스타벅스를 보면서 내가 리스본에 도착했구나 생각했다.
우버를 호출하였다. 하지만 우버 핀이 내 위치가 아닌 다른 곳에 있는게 아닌가? 전에는 스타벅스 앞엣허 불렀고 거기서 바로 탔는데 말이다. 우버한대를 놓치고 난 뒤에, 밖에 나가 택시를 탔다. 그리고 호텔을 향했다. 11유로… 택시값으로 나쁘진 않았다만, 우버를 탔다면 4유로 미만이었을것이다.
원래는 호텔이 아니라 게스트하우스로 12월 28-1월 5일까지 예약을 했지만, 밤늦게 도착하는 경우라서, 또 늦은 체크인은 35유로를 추가 요구한다기에, 그냥 50유로짜리 버젯 호텔인 이비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