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반알의 계절

약사를 따라 팜엑스포라는 행사에 들렸다. 약업관련 전시회장이다. 우리 약국에서 한달여간 테스트한 조제약 검수기도 전시되어 있었기에, 겸사 겸사 방문을 하게 되었다. 간단한 현장 스케치를 하자면, 약국내 키오스크를 메이저 업체들이 대거 참가했음에도 불구, 약국을 이용하는 소비자와 약사 혹은 약국 종사자들에게 만족도를 줄 수 있는 수준은 낮았다. 냉정히 2년전 우리 약국이 도입했던 기술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가령 의료보호대상자들의 경우 키오스크에서 처방전 입력이 불가하다. 장애인도 마찬가지다. 결국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하는것이고, 키오스크로 인해 약국에 안오는 손님이 있다면 믿겠는가? 사실이다.

현금 수납은 또 왜 안되나? 약국 고객중 충성고객은 소아과 환자 그리고 노령인구가 대부분이다. 젊은 엄마들 중심의 소아과 방문자들에게 키오스크는 손쉬운 접근이 되겠지만, 노인 인구가 많은 내과 중심의 약국에서는 처방전 키오스크의 효용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또 처방전 스캔방식에 대해서도 좀 더 심도 있는 접근이 필요한데, 기존 스캔 모듈을 선택해서 부착한 제품들이 전부였다. 처방손님들은 자신의 처방전에 바코드가 어디에 붙어 있는지조차 관심이 없다. 이미 학습된 사람들이 약국에 방문하리라 생각하는것은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

처방전을 올려놓는 데스크 위쪽에 영상에서 보여지듯 비주얼 바코드 리딩용 카메라를 설치하고, 바로 전면에 이름과 금액 그리고 결재를 할 수 있게 해주면 부득불 키오스크라는 장비를 설치하지 않아도 될듯 싶은데, 왜 그런 하드웨어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종종 보험사 제출을 위해 처방약 합계 영수증을 필요로 하는 손님들이 계신데, 화면에다가 직접 본인 개인 정보 넣고 본인 기록 열람해서, 출력을 하거나 혹은 메일(카톡)등으로 쏘아주면 보험사와 별다른 협약 없이도 처리가 될것 같은데… 자꾸 여긴 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연적 확장이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키오스크 업체는 UBcare라고 생각했다. (미안하다 크레소티…)

겨울이다. 이제야 본론이다. 초창기 약국을 처음본 사람의 시각에서 2년이 지난 현재도 큰 변화는 없다. 조제실장은 고이 앉아서 클리앙을 띄어놓고 프론드라는 알약을 반으로 쪼개는 작업을 한다. 이게 생긴 모양이 타원형이라서 커터기에 넣고 쪼개는것이 불편하다. 오히려 가위를 들고 앉아서 쪼갠다. 그 자태가 곱기까지 하다.

며칠전 우연히, 아내의 손을 잡았다. 가족끼리 그러면 안되는데 그날은 실수였다. 후회한다. 아내의 손이 거칠다. 그러면서 일전에 약을 만지다보면 손이 거칠어진다고 했던 말을 기억했다. 또 약을 만지기에 수시로 손을 씻거나, 알콜 소독수를 이용하기에 더더욱 손이 볼품없어 지는것이었다. 약국에 돌아와서 조제실장의 손을 잡았다. ‘이게 돌았나?’라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이 친구의 손도 거칠어져있다. 그리고 반알 리스트를 뽑아달라고 부탁을 했다. 총 50여개의 반알 처방이 존재하며, 다빈도 횟수로 10개 안팎의 약품이 나왔다.

반알기를 구매하다.

슈다패드와 프론드라는 겨울철 약품(어떠한 작용을 하는지는 모르나, 감기 환자들에게 늘쌍 나감)을 하루에 2-3통을 쓰는것 같다. 가끔씩 약국에 나와서 내가 주로 하는 일은 이러한 약들의 반알을 만드는것이다. 두사람의 손을 만져보니, 또 아무리 깨끗이 씻고 작업한다한들, 약들을 손으로 직접 만지는것에 대한 찝찝함이라고 할까 반알기 도입에 이른다.

외부에 있을때, 다급히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지금 반알기업체에서 기계를 갖고 약국에 왔다는것이다. 막상 구매를 하려고 하니, 비용에 겁이 났나보다. 660만원이었으니, 비싸다 느끼는것은 당연하다. 몇분 안지나 조제 실장에게 다시 전화가 온다. 다시한번 생각하라는것이다. 그래서 작동이 잘 안되냐고 물으니, 작동은 잘된다고 한다. 그러면 구매하라고 했다.

오후에 약국에 들렸을때, 조제실장은 업무량에 비해서 제품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것이었다. 그리고 생긴게 너무 못생겼다는 점… 직전 약국에서 테스트하던 네델란드 검수기나 알약계수기등과 비교해보았을때, 그 외형은 암담하다고 말 할 수 밖에 없었다.

얼마나 직관적인가? 제품에 담당자 개인 번호까지 다 찍혀있고, 화려한 스티커 작업에…

간단히 설명하면 이 제품은 2-3초마다 반알을 내어준다. 쳐다보고 있으면 답답할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업를 걸어놓으면 묵묵하게 업무를 수행한다. 또 다른 제품들에 비해서 사용빈도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통 일주일 분량의 반알을 퇴근할때 물려놓으면, 아침에 출근할때 한가득 반알을 만날수 있다.

보이는것과 다르게, 제품에 고민의 흔적을 많이 찾을수 있었다. 내부 청소가 용이한 구조로 만들었다. 아무래도 알약을 반으로 쪼개면서 생기는 미세 먼지들이 여기저기 붙어 있을수 밖에 없다. 다행이도 청소는 용이하다. 반면 이 제품은 약품보관 전용 카세트를 필요로 한다. 즉 한 약품에 하나의 카세트가 배정되어야 한다. 이는 약들의 모양이 제각각이어서, 이 약의 특성에 맞는 카세트를 맞춤 제작 해야한다. 하지만 약들의 크기가 비슷한 경우 호환이 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우리 약국에서는 따로 반알을 내기 위한 카세트를 따로 주문 하지 않았다. 기존에 있는 카세트만으로도 충분히 활용 할 수 있었다.

국내제품보다는 해외 제품에 더 관심을 갖고 이래저래 연락을 해보는등 노력을 해보았으나, 번번히 무산되었다. 당시만해도, 현재 도입한 반알기는 오직 원형타입만 가능했다. 하지만 미국제품이나 일본 제품들은 원형 타원형 길죽한 형태 등등 대부분의 알약을 반알을 낼 수 있었으며,특정 제품은 1/4정도 가능한 제품도 있었다. 또한 도입한 제품은 반알을 물리적 힘을 가해서 만드는 반면, 미국제품과 일본제품은 블레이드(원형날)을 이용해 커팅하는 방식이었다. 또한 발생하는 분진을 막기위해 헤파필터가 본체에 장착되어 있었다.

근본적인 질문

왜 반알 처방이 나오는가? 나도 똑같이 질문하고 싶다. 우선 아내의 설명대로라면 의사의 직관에 의해 처방되어지는 고유 영역이기에 그부분에 대해서는 일단 접고 얘기하더라도, 반알을 많이 내는 약들은 대부분 저가품이라는것이다. 말그대로 효능이 저능이 아니라, 제품 가격 자체가 엄청 저렴해서, 이걸 세분화해서 용량별로 만들어 공급하기에는 수지타산이 안맞을거라는 얘기. 또 어떤 약품은 절반 용량짜리가 있음에도, 1/2정을 헀을경우 소비자(환자)의 약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얘기를 한다.

공유경제를 다시 묻다.

우리 약국은 인천 남동구 만수동에 소재한다. 약품 반절기는 일주일에 하루정도만 작동하고 놀고 있다. 문전약국처럼 하루 5-600명의 약을 조제하는 약국 아니고서는, 이 제품이 매일같이 쓰이지 않을것이다. 이 제품을 주변 약국들과 공유하자고 하자, 아내는 나를 보고 웃는다. 가령 약한통 가격 넣어줄테니까 반알내서 보내달라는 약국들도 있을거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최근 약국앞에 있는 입간판을 치우라고 민원이 들어왔다는 말을 한다. 문제는 우리는 약국 바로 문앞에 두어서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걸리적 거리지 않고, 모퉁이도 아니라 틀어서 건물로 가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안준다.오히려 모퉁이나 가장자리에 있는 수많은 입간판중에 하필 이 약국 간판만 민원을 넣었을까 생각해보라는것이었다. 과거 전력을 생각해보면 주변 경쟁 약국들의 소행일수도있겠다 괜한 짐작을해본다는것이었다.

일손이 부족한 1인 약국 약국장님들께 제안을 합니다.

우리약국에 오갈수 있는 거리에 계신 1인약국 약국장님들의 반절기를 공유해 드리려 합니다. 대형약국은 구매를 권해드립니다. 대신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은 UB오토팩이라는 약자판기이고, 그로인해 반절기도 UB 오토팩 카세트에 맞게 세팅되어 있습니다. 고로 반알을 내실 분들은 이에 맞는 카세트를 함께 제공해주셔야합니다.(제가 아는선에서는 슈다패드와 프론드 정도는 저희 카세트가 있습니다.)대신 아내의 걱정대로 전화해서 1통보내주세요라고하는 등의 요청은 정중히 거절하려 합니다. 직접 약을 갖고 오셔서 작업을 걸고, 찾아가실때도 직접 찾아가시면 됩니다. 단 이러한 행위가 행여 약사법에 위배된다면, 멈추겠습니다. *반알을 내는 행위자체가 조제행위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것 같습니다. ) 당연히 이용료는 없습니다.

다시 약국으로… 약포 검수기 설치편

근래들어 학교 방문 겸 친구 결혼식 참석 겸 해서 스위스에 다녀왔다. 그리고 개인적인 일로 인해서 약국에 조금 소홀했다. 스위스에서 이태리 국경을 넘을때쯤 아내에게 다급하게 연락이 왔다. 화란국에서 두명의 걸리버(장신)가 약국에 방문했다고 말이다. 일전에 ZIUS라는 VISION SYSYEM 업체에서 우리약국에 본인들의 약포 검수기를 테스트용으로 우리 약국에 설치하기로 했는데, 사전답사차 약국에 들렸다고 한다. 190이 넘는 키의 잘생긴 두 명의 화란인들인 만수동 골목길에 오가던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한다.

밀라노에 사는 친구들과 중간 지점인 도모도솔라애서 만나기위해 스위스 국경을 넘고 있었다

다시금 언급하지만, 우리 약국은 따로 스폰서나 광고 계약을 맺고 바이럴 마케팅을 하거나 하지 않는다. 굳이 업체명을 언급하는것도 이 제품들이 쓰이는 곳인 약국이라는 특수 환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번 만큼은 UBcare라는 회사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우리가 쓰고 있는 약 자판기(ATC)와 약포지 검수기가 연동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우리 약국은 약을 포장하는 약포지를 유산지를 사용하는데, 이유는 오직 가격 때문이다. 반면 약포 검수기는 오직 투명해야 검수가 가능하다고 하기에, 테스트 기간 동안만큼 약포지 지원을 부탁했다. 사실 지원 요청을 할때에도 이 제품이 우리 약국보다는 대형병원 약제실이나, 하루 수백명이상의 내방객이 있는 문전 약국에 적합한 제품인데, 그런곳에서 테스트하다가 행여 에러가 나면 큰 사고가 나기에 테스트를 해주려 하는 곳은 없을 것이며, 우리 약국은 테스트하다가 에러가 날지라도 바로 수습할 수 있는 사이즈의 약국이기에 적합한 곳이라고 소개를 했다. 다행이도 이런 설득이 통했는지, UBcare의 담당자분께서 우리약국에서 사용하는 오토팩 업체에 연락을 하여, 필요로하는 분량만큼의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19년 9월 17일 아침 일찍 전화를 받다.

9월 초에 9월 17일경 약국에 설치하러 오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보통 하루 전날 정도에 연락을 줄만한데,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연기 되었나 생각했다. 그리고 17일 당일 나는 여느때처럼 내 개인 업무를 준비하고 있었고, 아내는 약국으로 떠나 버린 후였다. 샤워를 하는 동안 전화가 한통 왔었다. 나중에 아내에게 또 전화가 왔는데, 해당 업체에서 당장 설치하러 온다는 얘기였다. 나는 화들짝 놀라서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약국으로 향했다.

아침 일찍 왔으나, 제품이 도착하지 않아서, 오후 1시 이후에 설치를 시작했다. 설치 과정은 간단했다. 하지만 ATC약자판기의 데이터(XML)를 받아들여야 하기에, UBcare 오토팩 회사가 원격으로 자신들의 약 자판기를 검수기에 호환되도록 커스터마이징 해주고 있었다. 이렇게 4-5시간 씨름을 하였다. UBcare에서 도착한 약포지를 설치했으나, 약포지가 제대로 커팅되지 않았고, 이에 담당자와 통화를 해보니, 전용 커팅기를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 이 부분까지 애초에 부탁을 했었는데, 누락되었나보다. 내일을 기약하며 함께 저녁 식사를 하기로 하고 자리를 옮겼다.

약품 검수기에 대해 묻다

이 약포 검수기는 시간당 5000포를 검수한다고 한다. 이전 초기 버젼은 시간당 2000포라 하였는데, 5000포는 괄목할만한 속도였다. 하지만 초당 1.3포를 검수하는데 속도가 빠르다 할 수는 없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지만, 검수 속도고 세 배정도 더 빨랐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무래도 엔지니어가 방문한터라서 가격등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은 없었다. 이 제품은 유럽과 북미 시장에 100여대 정도 판매 되었다고 한다. 대부분 소비처는 종병이라고 한다. 이도 그럴것이, 유럽이나 미국은 우리처럼 약을 포장지에 넣어서 서비스하지 않는다.(일부에서는 우리처럼 한다고 한다) 처방된 약품을 개개별 박스로 환자들에게 준다고 한다. 반면 종병에서는 우리네처럼 약포장지에 약을 담아서 간호사들을 통해 병실에서 투약케 한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검수 제품의 주 사용처는 종합병원일수 밖에 없다. 아시아 시장에는 현재 중국에 5대가 도입되었다고 한다. 중국 역시 병원 중심이었다. 반면 한국은 대부분 약들이 약자판기를 통해 포장되는것을 보고, 엔지니어는 많이 놀라했다. 내일 오전 일찍 UBcare 오포팩(약자판기 회사) 엔지니어가 약국에 내방하여, 약포지 커팅날을 교체해주기로 했다. 또한 이 검수기와 연동을 하면서, 우리 약국에서 설정한 약자판기 세팅값도 모두 흐트러졌다고 하는데, 이 역시 손보기로 했다. 그리고 난 뒤에 본격적으로 이 제품이 어떻게 검수를 하는지 과정에 대해서, 또 방법에 대해서 약사와 내가 교육 받기로 했다.

약품 검수기 도입하면 얻을수 있는 것들

아직 제품을 써보지 못했지만, 막연히 순기능을 떠올려보면, 이 제품을 통해 검수를 하면, 약사가 눈으로 일일이 검수하지 않아도 되고, 심지어 약사의 수검사보다 정확하게 검수를 완료하기에 약사는 행여 모를 약화사고의 두려움에서 벗어날수 있고, 환자들은 안심하고 약을 복용할 수 있게 된다.(환자들에게는 이러한 비젼 검수를 홍보해야겠지만). 어떨때는 검수와 복약안내가 동시에 이뤄지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지는데, 약사는 검수부분에서 자유해진 만큼 환자 복약안내에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사진이 데이터 베이스화 되어 저장된다. 간혹 약국에 찾아와서 약을 덜 줬다고 우기는 환자들도 있다. 많지는 않지만 진짜 잊을만하면 한번씩 있다. 이러한 데이터들이 훗날 약화사고 시비가 붙었을 경우 유용하게 방어용으로 쓰일수 있다. 마치 자동차의 블랙박스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한달

한달간 우리 약국에서 ZIUZ사의 IRIS약품 검수기를 테스트하기로 했다. 솔직히 가격이 5-6천 만원 이상 되기에, 우리 약국에 들여놓을 여력은 없다. 반면 테스트를 통해서 한국의 약국에서도 문제없이 잘 작동되고,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것으로 증명되면, 하루 5-600건씩 처방을 처리하는 대형 약국이나 종합병원 약국 등에서 도입하는데 도움이 될것이라 생각한다. 아내가 나에게 묻는다. 그럼 우리 약국은 어떤 유익이 있냐고… 우리가 도입도 못하는데 이게 무슨 의미냐는 거였다. “우리는 아니더라도 이런 기술이 한국에 소개되고 도입하는 곳이 생긴다면 약국내 약화사고가 현저히 줄어들것이고, 국민 보건 권익 증대 혹은 약사들의 업무을 줄여주겠지. 외국에는 이런 기술이 있다로 끝나는게 아니라, 이런 제품이 국내에서도 활용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는것으로도 우리 같은 작은 약국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인것 같어.” 그리고 서로 보며 씨익 웃었다. 다음편에는 실제로 검수기를 사용하면서 어떻게 약을 검수하는지 Vision System 원리와 실전에 대해서 정리해보려 한다. 또한 약국에서 개발중인 알약 카운팅 솔루션은 더디가고 있지만, 방향성을 찾아서 천천히 전진중이다.

알약 카운팅 개발 진행중

단순해보이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은 그리고 사람의 눈이 얼마나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는지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다. 또한 의외로 쉬어보이지만, 그렇기 쉽지만도 않은 작업이 연속이다. 내 스스로가 개발자가 아니기에, 해당 기술에 관련된 아티클들을 모아서 개발을 진행해주시는 분께 보내드리고, 또 테스트해보고, 문제점을 도출하고 등등등…

알약 카운팅을 위한 도움을 얻고자 서포터스 모집을 했는데, 총 3분의 약사님께서 돕겠노라 연락을 주셨다. 하지만 이분들께 소정의 일거리를 드려야함에, 아직 알약을 카운팅하는 알고리즘 개발이 완성되지 않아서 딱히 업무를 나눠 드리지 못했다. 어찌보면 이 3분 정도면 충분히 테스팅까지 끝낼수 있을거라는 판단이 들었다.

알약의 형태는 참으로 다양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원형과 캡슐형, 그리고 길쭉한 모양, 하트모양, 콩 모양 등등등 형태가 다양했다. 우리의 눈은 이러한 모양들을 구별하고, 손쉽게 카운팅 할 수 있지만, 기계학습은 그것이 쉽지가 않다고 했다.

개발자분께서 러프한 결과물을 보내주셨는데, 제법 카운팅의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알약이 세로로 누워진 경우 카운팅에 에러가 났다.

또한 반알의 경우 끔찍할 정도의 결과물이 나왔다.

또 우리가 일반적으로 쉽게 접하는 캡슐의 형태 역시 결과물은 반알의 결과와 유사했다. 아무래도 사용하고 있는 비젼 엔진이 원형의 형태를 파악하는데 특화된 엔진인것 같다.

관련된 기술을 찾아서 소개하느니라, 구글링을 지속적으로 할 수 밖에 없었다. 의외로 타블렛 카운팅보다는 곡식(Seed) 카운팅 머신들이 시장에 더 활발히 나와 있었다.

이따금씩 연락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요즘 셔터맨 폐업했냐며, 소식좀 전해 달라시는 분이 계셨다. 아 우리 약국 이야기를 기다리시는 분도 계시구나라는 생각을 세삼 했다. 그러면서 해당기술 방향성에 조언을 얻기 위함도 있다. 글을 써보니, 별 내용이 없구나….

카운팅 어플 개발 첫 삽과 서포터스 모집

알약 카운팅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담당자들과 미팅을 가졌다. 그리고 회의 결과 약국에서는 가급적 많은 테스트 샘플들을 제공해줘야만했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블로그는 아니지만, 그래도 도움을 받을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공지를 올렸다. 몇 몇 분들은 감사하게도 테스트에 동참하겠노라 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또 한편으로는 테스트에 참여하면 어떠한 보상이 주어지는가에 대해서 묻는 글도 있었다. 하긴 자신의 시간 일부를 내주어 샘플링을 모으는것이기에, 한편으로는 당연한 요구일 수도 있었다. 답신으로 딱히 해드릴수 있는것은 없다고 말씀 드리고, 행여 제품이 시장이 나오기전에 먼저 사용하실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고 답변을 드렸다. 그 뒤로 아무런 회신이 없다. 당연히 자발적으로 도움을 얻으려 했던 나의 매너리즘에 젖은 사고방식에도 문제가 있다.

윤약국 시스템-알약 카운팅 서포터스 모집합니다.

먄수 윤약국에서 아이폰(아이팟터치)을 이용해, 알약을 카운팅하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합니다.카운팅에이 필요한 알약 샘플을 모아야합니다. 고로 약국에서 다양한 샘플들을 아이폰(아이팟터치)로 촬영하여 샘플을 제공해주실 약사님들을 모시려 합니다. 아무래도 현재 약국을 운영하고 계신 약사님들을 대상으로, 30분 정도 모시려 합니다. 하루 5장 정도의 알약 샘플 사진들을 정해진 규격으로 개발사인 윤약국 시스템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약 한달간 활동해주시면 됩니다.(윤약국 시스템은 회사명이 아닙니다. 약국일과 금번 프로젝트를 분리하기 위함입니다.) 특전으로, 서포터스가 되신 약사님들께는 최신의 알약 카운팅 앱을 제일 먼저 사용할 수 있게 해드립니다.

지원서 양식은 따로 없으며, 본인이 약사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들을 제공해주시면 됩니다. (선정은 윤약사가 직접 합니다.)

yoonpharmacie@지메일.com 으로 지원메일 주시면 됩니다. 메일 보내실때는 [서포터스]라는 테그를 달아주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낡은 건물에서 살아 남는 법, 달구지편

처음 약국을 계약하고 난 뒤에 이상한 것을 목격하게 된다. 상가 내부에 계단이 있다. 가뜩이나 좁은 건물이건만 계단의 존재는 더더욱 약국을 비좁게 만들었다. 처음 아내가 공간 활용을 계단으로 인해 못하게 되니까 많이 속상해 했다. 내과 하나 바라보고 입주한터라, 조제실의 크기가 큰 의미가 없었다. 약국 면적의 절반이 조제실이 되어버린거다. 지금에서야 바라보면, 그 계단이 없었으면, 약국 전체를 새로 인테리어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것은 자명했다. 현재의 5평 규모의 조제실도 비좁다 느껴진다고 한다.

삭신이 쑤신다로 시작한 고된 음료병 박스 나르기에 한계를 느낄 무렵… 여약사와 여직원만 있는 약국은 어찌 이러한 짐들을 정리할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약사의 업장이지만, 어짜피 한쪽 발을 담근 이상, 약사의 입장은 입장대로, 셔터맨의 입장은 내 이기적인 사고 방식으로 접근하기로 했다. 처음부터 주구장창 주장하지만, 셔터맨은 게으르다. 그리고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도 하기 싫어한다. 박카스가 한주에 3박스씩 들어오는데, 도합 60kg이 넘는다고 한다. 우리는 계단이 있다. 어떻게 나를것인가? 물론 박카스 아저씨들(물류사원)이 가져다 주긴하지만, 이를 꺼내서 다시 배치해야하는것은 약국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계단용 카트를 맞이하다.

어떠한 물건을 구매할때 필요에 따른 원칙을 세운다. 그리고 그 원칙에 딱 부합하는 제품들이 있을때도 있지만, 미흡한 경우가 태반이다. 이러할때는 타협점을 찾는다. 내가 원하는 기준에 어느정도 못미치는지, 그리고 그 미흡한 기능지원이 내가 쓰려는 목적에 걸리적 거리는 정도가 적은지 말이다. 카트에 대한 정보를 모아야 했다. 옆 과일집에 있는 카트를 이리저리 끌어보고, 돌려보고, 계단도 타보고 했다. 정육점 사장님과 과일집 모두 나와서 내가 하는 이상한 행동을 관심있게 쳐다본다. “쟤. 또 뭔짓이지?” 이런 표정으로 말이다. 계단이 있으니, 아무래도 계단용 카트 구매를 고심했다. 기존 카트로는 계단을 타기가 어렵다.

약국 매대와 조제실로 들어가는 통로는 비좁다. 일반 카트의 경우 직진성은 좋은데, 좁은 공간에서 이동성은 영 불편했다. 마치 자동차처럼 일정 반경 회전반경을 만들어 줘야했다. 노련한 선수라면 이 두 바퀴만으로도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을 할 수 있겠지만, 나는 내 아내 수준에 맞춰야 했다.

Omni Directional wheel

DJI에서 코딩 교육용 장남감 탱크가 발매되었다. 이 친구들 돈 많으니까 별결 다 만드네 생각하다가, 그 탱크의 움직임을 보았다. 옴니 디렉셔널 휠이다. 사실 이 단어가 맞는지도 모르고, 머리속으로 단어를 열거하였고, 이를 검색해봤다. 결론적으로 옴니 디렉셔널 휠은 존재했다.

좁은 통로에서 자유자재로 이동이 가능한 옴니휠이 작은 약국 통로에서 유용할것이라 판단했다. 또 계단을 타야하므로 계단 타기에 특화된 카트를 구매하기로 했다. 해당되는 제품은 호주 제품으로, 카트를 판매하기도 하지만, 옴니휠을 이용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였다. 제품은 바퀴부분은 이미 조립되어 있었고, 나머지는 스스로 조립을 해야했다. 별거 아닌것 같은데, 1시간은 족히 넘게 걸린것 같다.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면 아마도 10분안에 해결했을것이다.

간단하게 사용감을 적는다면, 우선 계단은 잘 탄다. 생각보다 짐을 싣고 계단을 오를때, 힘이 적게 든다. 또 좁은 통로를 지나갈때도 바퀴에 맞춰서 조정하는것이 아니라, 손쉽게 방향을 틀어서 벽등에 부딛히지 않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도달 할 수가 있게 되었다. 행여 무거운 박스라도 싣고 방향을 한번 틀라치면, 바퀴 반경만큼의 이동공간이 필요하지만, 이 제품은 360도 방향으로 그냥 밀어 이동할 수 있기에 약국에 적합한 도구인 셈이다. 부드러운 핸들링은 여자인 약사가 큰 부담없이 박카스 박스 하나 정도는 계단을 태울수 있게 된것이다.

6개월의 기다림 그리고 댐핑수납가구

6개월만에 물건을 받았다. 총 440만원 정도 소요되었다. 가구가 도착하기전까지는 언제 오나 기다려졌는데, 막상 물건을 받고 난 뒤로는 어떻게 설치를 해야하나 머리가 복잡해졌다.

약국 인테리어를 해준 친구에게 설치를 부탁을 했다. (원래 친구임), 그리고 약국에 들어와서 제일 먼저 수납함의 레일을 살펴보더니… 이놈이였구나… 하는거였다. 그리고 부품 하나하나 들여다보면서, 이것이 독일 갬성(?)인가?라며 연신 중얼거린다. 자리를 잡고 난 뒤에 바로 설치를 시작, 메뉴얼도 한번 쓰윽보더니, 더 보지도 않고 설치를 시작한다. 설치 시작한 후 15분쯤 지났을까? 완성되어 있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독일 애들도 레고를 많이하나? 딱 그 수준이야… 물론 우리에게 없는 기술을 갖고 있지만 말이지…

두서없이 약상자박스에 있는 약들까지 모두 옮겨주고 난 뒤에 나와 아내를 불렀다. 어디에 둘지를 몰라서 박스에 매직으로 크게 이름 써놓고 필요할때마다 조금씩 매대로 옮겨가던 옛 모습과 다르게, 이 작은 랙 선반 하나에 약국에서 주력으로 쓰는 약들대부분의 재고가 다 들어왔다. 심지어 포 단위로 포장된 낱알제품도 가지런히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1/3정도의 규모로 기존 약장의 모든 약들을 품었다. 물론 파스류나, 물파스 그리고 물약들은 따로 보관하지만 말이다. 아내가 종병에 있을때, 약장을 얘기를 한다. 그러면서 이런 제품은 우리보다는 종병 약국에 있어야할것 같어라고 말을했다. 단순히 부피만 줄이는것이 아니라, 한눈에 약들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우선 이 선반이 좋은 이유는 약들의 수량과 종류를 한눈에 다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약사의 머리속에 짐작하고 있던 재고 수량과 일정 부분 차이가 났다고 한다. 고로 직관적으로 약국에서 사입해야할 약품들과 줄여나가야할 약품들을 파악할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또 30도 가량 기울어진 선반 구조로 인해,앞에서 물건을 빼면, 뒤에 제품들의 무게로 앞으로 밀려온다. 결국 앞에서만 빼어도 자동 정렬이 된다는 점이다. 또 수납을 할때는 댐핑을 하여 앞으로 쭈욱 빼놓고 안으로 밀려 들어가지 않도록 레버를 당겨 고정시켜놓고 난 다음에 약을 적재하면 된다.

설치후, 주문한 피자를 먹으면서 얘기를 이어갔다. 오히려 아내가, 생각지도 않던 시럽병 수납을 물어본다. 친구가 약사를 향해서 시럽병도 가능한데 맨위쪽에 조금 무건은 약을 얹어놓으면 앞으로 잘 밀릴거라고 얘기를 한다. 하지만 약사의 요구는 좀 달랐다. 시럽병을 위 아래를 뒤집어서 수납할 수 있냐는 것이었고, 이유는 행여 병안에 이물질이 들어갈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제법 어려운 주문이다. 그러면서 필시적인 요구라는 점을 깨달았다.

친구에게 부탁을 했다. 이 제품을 들여오는데 6개월이 걸렸어. 그리고 세금까지 다 내고 보니까, 400만원이 좀 넘네… 더 웃긴것은 이 제품도 그들이 스페셜한 가격에 준거라는 점. 사실 우리에게도 도전이었어. 자 이제 연구를 좀해서, 한국형으로 만들어 볼 수 있을까? 지금은 창고에서 쓰지만, 조제실 전체 그리고 매대에서 약사 뒷면부까지 이렇게 수납을 하고 싶은데 말이지…

묵묵부답 대답이 없다가, 한번 해보자라는 답을 들었다. 약사가 끼어들면서, 시럽병 종류는 총 몇개구요, 반드시 뒤집어서 나와야 해요라고 말했고, 우리는 모두 웃고 말았다.

윤약국에서 아이폰으로 알약을 실시간(real time)으로 카운팅해주는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시작합니다. 개발팀은 운 좋겠게도 한국에서 해당 기술건에 대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이해력과 개발력을 보유하고 계십니다.

단 지원은 오직 ios만입니다. 추후에 클로즈 베타 혹은 자료 모으기가 필요할 경우 공지를 하겠습니다.